증권거래소가 내년부터 하이닉스의 매매 수량단위를 현재 10주에서 1천주로 늘리기로 한 것은 하이닉스 거래량의 폭주로 인한 전산시스템의 과부하를 막기 위한 조치다. 특정 종목의 호가 폭주를 전산시스템이 감당하지 못해 매매 체결이 지연될 경우모든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하이닉스에 몰리는 단타 매매를 일부 줄일 수 있겠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량 폭주, 매매지연 대비 현재 하이닉스의 총 상장주식수는 52억3천997만주로 상장종목중 가장 많다. 현재 유통 가능한 주식은 17억3천만주이며 채권단 협약에 의해 매각이 제한된주식은 35억주다. 하이닉스의 거래량은 지난 7월23일 단일 종목 가운데 사상 최대치인 18억3천만주를 기록했으며 하루 평균 거래량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월 58.9%,11월 62.0%에 이를 정도로 높다. 호가 폭주로 수차례 매매체결이 지연되자 증권거래소와 증권사들은 최근 전산시스템 성능을 개선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이닉스 주식의 매각제한이 내년 1월2일 풀려 시장에 쏟아질 경우 전산시스템에 다시 과부하가 걸려 매매체결 지연현상이 재연될 것으로 증권거래소는 우려했다. 따라서 하이닉스의 거래단위를 1천주로 높이기로 했으며 이 경우 호가건수가 33% 감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조치로 지금은 최저 4천650원(26일 종가기준)이 있어야만 하이닉스를 사고팔수 있지만 내년에는 46만5천원이 필요하게 된다. ◆단주처리 투자자 유의 하이닉스는 내년부터 1천주 미만(단주)은 거래가 안되기 때문에 1천주 미만을갖고 있는 투자자는 정규 시장에서 주식을 팔수 없다. 단, 거래소의 시간외종가 매매시장이나 장외시장에서는 단주를 처분할 수 있다. 또 증권사에서 고객들이 보유한 단주를 모아 1천주 단위로 팔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증권거래소 신풍호 주식시장부장은 "현재 하이닉스 1천주 미만을 가진 투자자는1천주 단위로 수량을 맞춰야 내년부터 정규시장에서 처분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고 사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부장은 "하이닉스가 만일 감자를 실시해 유통 주식수가 급감할 경우에는 매매 단위를 다시 축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 영향 미미 증시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매매단위를 상향조정할 경우 단타매매를 제한하게돼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은 사겠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 김영준 책임연구원은 "하이닉스는 그동안 데이트레이더들의 주 대상으로 주가등락이 컸다"며 "이번 조치로 주가탄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워낙 주가가 싸서 매매단위를 높여도 금액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개인 투자자는 그동안 소액 자금을 가지고하이닉스에 투자하는 수익률 게임에 동참했다"며 "그러나 내년부터는 매매단위 상향조정이라는 제약을 받기 때문에 단기매매가 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팀장은 "그러나 기업 펀더멘털(기초여건)의 변화가 아닌 단순한 매매단위 조정은 주가변동 요인이 아니다"며 "주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