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섭기자 = 26일 발표된 도이체방크의 하이닉스 구조조정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지만 정상화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 하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구조조정안이 제대로 실행된다면 하이닉스의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올해 제대로 설비투자를 못했던 하이닉스가 투자재원을 마련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D램 경기동향과 마이크론,인피니온 등 미국.유럽 D램업체의 통상압력은 여전히 하이닉스의 정상화를 뒤흔들 핵심변수라고 지적했다. 또 하이닉스가 채권단의 주도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예정인 만큼 소액주주의 의사가 반영될 입지는 전혀 없다며 주주가치 훼손은 각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이닉스 유동성에 숨통 도이체방크는 ▲무담보채권 50%(1조9천억원) 출자전환 ▲이자 50% 원금화 ▲나머지 채무만기 2006년말 연장 등 대대적인 하이닉스 채무재조정안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하이닉스 유동성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며 설비투자 재원을 확보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하이닉스가 영업활동으로 창출할 수 있는 유동성이 8천억∼1조5천억원에이른다며 이중 연간 4천억∼5천억원에 달하는 금융비용부담을 덜어낸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증권 우동제 애널리스트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괜찮기 때문에 이자부담을덜어내면 설비투자로 시설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며 "경영정상화를 위한 틀은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정창원 애널리스트도 "구조조정안이 제대로 실행된다면 하이닉스의 유동성에 숨통이 트이고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상화 여부는 여전히 의문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정상화 여부에 대해서는물음표를 달았다. 금융비용 부담이 줄고 사업매각을 통해 투자재원을 마련했더라도 하이닉스 현금확보의 가장 큰 원동력은 D램 가격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또 마이크론과 인피니온 등 미국.유럽 D램 메이커들의 강한 반발과 이들의 하이닉스 고사작전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풀어나가는 것도 숙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D램 가격동향과 관련, 올해 하반기 나타난 DDR D램 강세는 공급부족에서비롯된 만큼 하이닉스가 DDR D램을 제때 시장에 풀지 못했던 것은 되짚어볼 필요가있다고 말했다. 즉 하이닉스가 지난달부터 DDR 공급량을 늘리고 있지만 이것이 오히려 하이닉스에는 가격하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빠르면 내년 2분기부터 반도체 경기회복이 예상되기 때문에 하이닉스가승부를 걸어볼만 하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우동제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 DDR비중은 30%를 밑돌았지만 현재 50%로 늘린것으로 파악된다"며 "내년 1분기에는 부메랑효과가 있겠지만 DDR은 전반적으로 공급부족이기 때문에 2분기를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의 기술력과 생산력이 마이크론을 앞지른 것으로판단된다"며 "다만 유동성 부족에 따른 설비투자 지연이 문제이기 때문에 D램 경기에 하이닉스의 정상화가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교보증권 김영준 애널리스트는 좀더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하이닉스가 계속기업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D램 경기회복이 아닌호황이 도래해야 한다"며 "하이닉스는 손익균형점만 맞춰서는 곤란하며 초과이득을내 설비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