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스 찬양 발언으로 유명한 극우파 정치인 외르크 하이더가 이끄는 자유당이 또다시 내각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24일 오전 7시(한국시각 오후3시) 오스트리아 연방하원 총선 투표가 시작된다. 이번 총선에선 지난 99년에 비해 자유당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중도좌파사민당과 중도우파 인민당이 1위 자리를 놓고 팽팽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오스트리아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지난 22일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들에 따르면 사민당과 인민당이 36-37%선에서 오차 범위 내의 선두다툼을 벌이고 자유당과 녹색당이 각각 12% 안팎의 지지율을 얻을 것으로 집계됐다. 22일의 조사에서 어느 당을 찍을 지 미정이라는 응답이 전체 유권자 590여만 명가운데 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계돼 부동표가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일간 디 프레세는 보도했다. 지난 1999년 총선에서는 사민당이 33.2%를 득표하며 1위를 했으나 자유당이 인민당과 같은 26.9%를 얻고 녹색당이 7.4%에 그쳐 결국 자유당이 인민당과 연립정권을 수립하며 극우정당으로선 처음으로 오스트리아 연방정부 구성에 참여했다. 이번 총선에서 인민당은 일단 자유당을, 사민당은 녹색당을 각각 우선적인 연정파트너로 삼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선거결과에 따라서는 인민-사민당 간의 대연정이을 비롯해 정당 간의 이합집산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사민당은 극우 자유당과의 연정을, 녹색당과 자유당은 서로가 참여하는 연정에 불참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인민당과 사민당은 지난 86년부터 좌우동거 연정을 구성, 14년 간 장기집권해왔으나 99년 갈라섰다. 99년 총선 결과 들어선 인민-자유당 연립정권은 당초 내년 10월까지 집권토록되어 있으나 지난 9월 자유당 소속 각료 3명이 장관직을 사퇴함으로써 연정이 붕괴됨에 따라 이번에 조기총선을 실시하게 됐다. 자유당 각료 사직에 이은 조기총선의 배후에는 헤르베르트 하우프트를 당수로내세우고 당을 수렴청정하고 있는 하이더가 당과 내각에서 자유당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와 입김이 작용했다. 그러나 하이더의 극단적인 외국인 혐오와 반유대주의, 나치스 찬양 발언과 이에따른 유럽연합(EU) 등의 제재에 자극받은 유권자들의 자유당 지지도가 떨어짐으로써하이더의 의도대로 선거결과가 나오기는 어렵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민당이 제1당이 되고 자유당이 제3당이 되어 연정을 구성하게 될 경우 하이더가 오스트리아 정치에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은 당분간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투표 종료시각인 24일 오후 5시(한국시각 25일 새벽 3시)부터는 비공식 결과들이 나올 것이지만 이번 선거가 유례없는 박빙의 혼전이어서 정확한 결과는 오후7시30분 공식결과 발표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오스트리아 언론은 내다보고 있다. (빈=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