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비싸기로 악명높은 미국 뉴욕시에서 지하철, 버스, 기차 요금과 터널, 교량 통과료 등 각종 공공요금과 재산세 등 세금이잇따라 인상될 예정이라고 뉴욕 지역 언론매체들이 22일 보도했다. 이 같은 공공요금과 세금의 인상은 경기 침체와 9.11 테러 피해 등의 여파로 연간 70억-80 억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안게된 뉴욕시의 불가피한 조치다. 그렇지만 가뜩이나 물가고에 시달리고 있는 시민들의 반발이 고조하면서 마이클 블룸버그뉴욕시장의 인기가 폭락하고 있다. 뉴욕 대중교통 담당기관인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는 현재 1달러50센트인 지하철과 시내버스 요금을 25-50센트 올리고 이 인상폭과 연계해 철도 요금과 교량,터널 통행료 인상폭을 결정하겠다는 교통요금 조정안을 발표했다. 내년 봄부터 적용될 이와 같은 요금인상 방안에는 정기권 할인과 주말요금 할인의 폭 축소와 함께 지하철 객차 청소 횟수 단축과 같은 서비스 축소도 포함됐다. MTA는 당초 요금을 인상하지 않고 서비스만 대폭 축소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이는 범죄자들이 들끓고 객차는 낙서와 쓰레기로 뒤범벅이 됐던 70-80년대의 지하철로 되돌아간다는 의미와 같아 결국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MTA가 교통요금 인상과 서비스 축소 방안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내년도 11억달러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지만 뉴욕시와 뉴욕주 역시 재정난에 허덕이고있어 도와줄 형편이 못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이미 재정적자 대책으로 재산세 25% 인상을 제안해 시 의회가 이를 논의 중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이밖에도 인근 지역에서 뉴욕으로 통근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통근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새 재원을 마련하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맨손으로 억만장자가 된 블룸버그 시장의 이재 능력이 뉴욕시 재정난 대책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그를 압도적으로 지지해 시장으로 당선시킨 유권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21일 발표된 퀴니피액 대학 여론조사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블룸버그 시장에대해 지지하는 유권자는 41%에 불과한 반면 반대하는 유권자는 46%에 달해 취임이후처음으로 반대가 지지보다 더 많아졌다. 블룸버그 시장에 반대한다는 응답자의 지지율은 불과 4개월전인 지난 7월의 23%에 비해 두배나 증가했다. 그러나 블룸버그 시장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시정을 운영할 수는 없다"면서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소신껏 긴축 정책을 펴나갈 방침을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