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과 바닷가 마을에 둥지를 튼 두 시인이 소박한 삶과 자연에 대한 애정을 담은 산문집을 내놓았다. 전주 모악산 기슭에 '모악산방'을 지어놓고 열두 해째 살고 있는 박남준 시인(45)의 산방일기인 '꽃이 진다 꽃이 핀다'(호미,8천원)와 서울을 떠나 거제도 끝자락의 어촌인 저구마을에 정착한 지 3년째인 이진우 시인(37)의 '해바라기 피는 마을의 작은 행복'(생각하는 백성,9천원)이다. '모악산 시인'으로 통하는 박 시인은 이미 네 권의 시집을 내놓은 중견.그는 책에서 꽃과 나무,새와 벌레와 하나 되는 삶을 보여준다. 산골에서 모처럼 고등어 찌개를 끓였더니 전부터 집을 기웃거리던 고양이 한 마리가 남은 생선뼈를 말끔히 먹어치웠다. 그러자 박 시인은 "배가 몹시 고팠던 모양인데 밥이라도 한술 떠놓아야 했던 것은 아니었나"하고 미안해한다. 그 고양이가 새끼를 낳은 걸 알고는 우유에 밥에 고등어까지 얹어서 주며 "진작 알았다면 미역국이라도 끓여줬을 텐데"라고 아쉬워한다.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저구마을로 내려간 이진우 시인도 자연을 사랑하고 배우며 닮아간다. 밭을 만들고 개와 닭을 키우며 자연 속에 파묻힌 시인은 어느새 "펜이나 키보드가 아니라 연장을 든 손이 편안하다"고 할 경지가 됐다. 잡초에 관한 그의 생각도 달라졌다. "얼마 전 한 책에서 채소가 빨아들이지 못하는 영양소를 잡초가 빨아들여 땅을 살찌운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잡초가 쥐나 거머리처럼 채소의 영양분을 빼앗아 먹는다고 생각해온 저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잡초를 몰라 오해했던 것이죠. 그래서 잡초와 함께 살기로 했습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