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지루한 횡보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달간 종합주가지수는 640~680선, 코스닥지수는 47~50선의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특히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 가운데 기계적인 프로그램 매매에 좌우되는 허약한 모습이다. 19일 종합주가지수는 오후 1시40분 현재 전날보다 4.28포인트(0.65%) 오른 671.49, 코스닥지수는 0.01포인트(0.02%) 상승한 47.79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가능성, 세계경제의 디플레이션 논란 등 불확실성이 미증시의 상승을 제약하는 것은 물론 국내 증시를 답답한 박스권에 가둬놓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미 드러난 악재 외에 추가적인 악재나 추세 반전을 이끌 호재도 없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현재의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방향성없는 장세 중동지역 불안, 반도체 D램가격의 하락, 삼성전자를 이을 주도주의 부재 등이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8일 미국 나스닥지수는 17.45포인트(1.24%) 하락한 1,393.69로마감해 국내 증시의 상승 모멘텀(계기)으로 기대를 모았던 전고점(1,422) 돌파가 무산됐다. 종합주가지수 역시 60일 이동평균선(675.93)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20일 이동평균선(662.90) 사이에 갇혀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새로운 악재는 없지만 기업과 경기 펀더멘털(여건)에 대한 확신이 없는데다 전쟁변수까지 자리잡고 있어 종합주가지수가 횡보하고 있다"며 "700선 초반대에 몰려있는 매물벽까지 고려할 때 당분간 상승탄력을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10월에 하루평균 10억2만6천여주에 달했던 주식거래량은 이달들어 9억4천여만주로 급감했으며 지난 18일에는 6억7천여만주에 그쳤다. 또 지난 11일 이후 일일 거래대금이 하루만 빼고는 2조원을 밑돌았다. 한양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경기회복 신호, 미 증시의 전고점 돌파와 안착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수급여건도 개선돼야 하지만 모두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 "관망 또는 단기매매 바람직"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증시의 방향을 예측하기 힘든 만큼 지켜보는 것이 가장좋다고 조언했다. 시장에 참여한다면 640~680선의 박스권 등락을 염두해두고 저점에서 사고 고점에서 파는 단기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는 "과거 경험상 연말 대선이후 주가가 오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경기 논쟁에서 주가가 자유로울수는 없기 때문에 당분간 눈치보기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연말에 미국 기업의 4.4분기 이익전망이 나오면서 방향을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이사는 "따라서 새로 투자하려는 사람은 관망하거나,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성급히 팔지말고 지구력을 갖고 버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LG투자증권 황 팀장은 박스권 등락을 이용해 하단에서 매수, 상단에서 매도하는단기매매 전략도 유용하다고 제시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성진경 연구원은 "반도체주에 이어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주도주의 부각이 미흡하다"며 "이런 장세에서는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경기민감주 보다는 경기 방어주, 배당주, 테마관련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