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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공정공시제 문제 있나 .. 延康欽 <연세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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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공시제도가 시행된 지 한달도 채 안되어 관련 당사자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제도에 어떤 문제가 있을까. 공정공시제도란 기업의 임직원들이 회사경영과 관련된 중요정보를 특정인이나 집단에 제공하려면 모든 투자자들에게 동시에 공개해야 하는 제도다. 그 동안 기업들은 주가관리를 위해 애널리스트들에게 의도적으로 미리 기업정보를 제공해 왔다. 애널리스트들은 우호적인 리포트를 작성해 주어 보답하는 한편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이런 관행은 일반투자자에게 피해를 줄 소지가 크므로 정보를 공유하도록 한 것이다. 공정공시제도 실시 이후 공시가 보다 신속하고 자세해졌으며 정보의 양도 늘어나 긍정적인 면도 있으나,우려의 목소리도 이에 못지 않다. 공정공시의 문제점은 공시대상 내용이 포괄적이어서 모호하다는 것,그리고 공정공시를 위반하면 관리종목에 편입하거나 상장·등록을 폐지해 제재의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또 기업에서 공시업무를 위한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과 공정공시를 위반하더라도 이를 적발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빌미로 기업에서는 정보흐름을 왜곡시키는 두 가지의 극단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정보 제공을 꺼려 정보공백 상태를 만들 수도 있고,하찮은 일까지 모두 공시해 정보 공해를 유발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공정공시제도를 전면 수정하거나 폐기해야 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할까. 첫째,수시공시에서는 열거된 특정사항에 대해서만 공시시한까지 공시하면 되므로 열거되지 않은 중대한 정보나,열거되었더라도 공시시한 전에는 정보유출이 가능하다. 공정공시가 수시공시제도의 허점을 보완하려면 공시내용을 어느 정도 포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이로 인해 설령 투자에 영향을 주지 않는 하찮은 내용이나 홍보성 공시가 성행한다 하더라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정보의 홍수에서 필요한 정보를 가려내는 일은 애널리스트들의 몫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그 동안 정보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누려왔으나 이제는 정보분석능력에서 차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공정공시에서는 내부정보를 이용한 실제거래 없이 공시위반만으로도 처벌하므로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위반에 대해 일률적인 처벌을 하면 형평성의 문제가 있으므로 위반내용이 주가에 미치는 정도나 투자자에게 손해를 주는 정도에 따라 세분화할 필요는 있다. 예를 들어 경미한 위반에는 증권거래나 유상증자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등 합리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기업에 공시인력이 부족해 공시를 못한다는 것은 궁색한 변명이다. 공시는 상장·등록기업이 투자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최소한의 의무이자 서비스다. 이를 게을리한다면 공개기업 자격이 없다. 다만 회사들간의 능력 차이를 감안해 기업규모별로 공시해야 하는 정보의 수준을 달리 적용할 필요는 있다. 공시를 모범적으로 하는 기업에는 공정공시 의무를 완화해 주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넷째,공시위반을 어떻게 무리 없이 적발하는가가 성공적인 제도정착의 관건이면서도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위반자를 제보하게 하고,제보에 대해 포상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으나,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이다. 기업의 IR담당자가 애널리스트들에게 교묘히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IR담당자가 부인하지 않음으로써 간접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공정공시제도가 불공정거래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중대한 공정공시 위반에 대해서는 무겁게 처벌하는 한편,불공정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다양한 자율적인 수단이 병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공정공시가 시장의 신뢰를 높여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고 건전한 투자문화를 구축해 궁극적으로는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기업과 애널리스트들에게도 이득이 되는 윈-윈게임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khyon@yonsei.ac.kr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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