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경기회복 지연 및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 등으로 인해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하고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내년 경기회복이 더뎌질 것으로 전망되는데다가 가계대출에 제약이 많아진 탓에 사상최대 호황이었던 올해와는 달리 사업계획 짜기가 어렵다고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게다가 하나.조흥은행 등 합병작업이 진행중인 은행들은 내년 사업계획 설립에는 손도 못대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시장 위축을 중소기업 대출 및 수수료 수입 확대로 돌파하겠다는 원론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별로 뾰족한 수는 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내핍경영을 계획하는 한편 주택담보대출이 위축되는 부분을 중소기업 대출 확대로 메울 생각이다. 우리은행 최병길 부행장은 "가계대출 여건은 어려워지지만 경기가 내년 하반기면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중소기업 대출시장 전망은 그보다는 밝은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일단 조흥은행 인수건은 제켜놓고 내년 사업계획을 짜고 있는데 시장여건상 올해보다 고수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신한은행 김상대 부행장은 "본점에서 제시하는 목표치에 대해 일선 지점장들은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달성하기 어렵다고 원성이 많다"면서 "가계든 기업이든 철저한 신용분석을 통해 새로운 고객들을 발굴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서울은행과 통합을 준비하느라, 조흥은행은 경영권 매각건 때문에 구체적인 내년 사업계획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 하나은행 김종렬 부행장은 "이달 말부터 두 은행의 조직 통합이 진행되면 각 본부별로 계획을 세워나가 12월 말께나 구체적인 수치를 확정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달리 전산통합을 마친 국민은행은 `공격 경영' 원칙에 따라 내년 사업계획을 작성하고 있다. 가계대출 위축에 대처해서는 내년부터 방카슈랑스 등 상품 등을 판매해 수수료를 올리는 `피 비즈니스(Fee Business)'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수수료 수익 비중이올해 22%에서 25%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 연말까지 영업점 통폐합과 명예퇴직 등 인력재배치 등 통합에 따른 후속조치를 매듭짓고 신용카드 부실도 모두 털어내는 등 영업과 관련한 위험요인을 모두 제거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의 올해 순이익 예상치가 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하면서 내년에는 공격경영에 따라 순익목표가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rhd@yna.co.kr (서울=연합뉴스) 노효동.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