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2000 1x의 후속 단계인 CDMA2000 1x EV-DO(Evolution Data Only)의 보급이 업계의 기대에 비해 저조하다. 17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5월 EV-DO 전국 서비스가 본격 개시된지 5개월여만인 지난 10월말 현재 EV-DO 단말기 가입자 수는 KTF 4만여명, SK텔레콤 1만5천여명 등 총 5만5천여명(전체 휴대폰 가입자의 0.17%)에 그쳤다. LG텔레콤은 EV-DO 서비스를 아예 도입하지 않았으며 계획도 없는 상태다. EV-DO의 전단계인 1x의 경우 전국서비스 본격개시 7개월만인 지난해 12월 말 가입자 200만명을 넘어섰던 전례와 비교해 보면 매우 저조한 실적인 셈이다. 1x 단말기는 올해 10월말 현재 1천488만명(전체 휴대전화 가입자의 46%)에게 보급된 상태로 휴대폰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올 상반기 중 이동통신 3사의 매출액 중 음성통신에 대한 데이터통신의 비율이최초로 10%를 넘어서는 등 무선 인터넷 및 무선 고속데이터 통신 시장은 계속 확대하는 추세지만 이는 주로 1x의 보급에 따른 것으로 당초 기대됐던 EV-DO는 별다른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EV-DO의 보급실적이 저조한데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꼽힌다. 먼저 단말기 가격이 비싸다. 최근 시장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1x 단말기의 경우40만원대면 카메라까지 내장된 최고급형을 살 수 있는 반면 EV-DO 단말기의 가격은70만원 전후로 책정돼 있다. 또 KTF와 SK텔레콤의 경우 실질적으로 EV-DO의 경쟁 기술이 될 가능성이 큰 2GHz 대역에서의 비동기식 W-CDMA(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 서비스를 각각 내년 2.4분기와 3.4분기에 실시할 계획이기 때문에 기존대역(SK텔레콤 800MHz, KTF 1.8GHz)에서제공되는 EV-DO 서비스에 전력투구하기가 곤란하다는 점도 있다. 기존 PCS 대역인 1.8GHz 대에서 1x 서비스만 제공하는 LG텔레콤의 경우 내년 중2GHz 대역에서 1x 서비스를 한 후 내후년께 개발될 것으로 보이는 EV-DO의 후속 기술인 EV-DV(Evolution Data and Voice)로 곧바로 넘어가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콘텐츠 부족이다. 1x에 비해 3~12배 가량 빠른 EV-DO의 특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지 않아 소비자들이 굳이 비싼 EV-DO단말기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역시 콘텐츠"라며 "EV-DO든 EV-DV든 W-CMDA든 기존의1x 서비스와 차별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보급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