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배아의 줄기세포를 생쥐의 척수에 이식시킨뒤 신경세포로 성장시키는 획기적 방법이 발견돼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에 한 걸음 다가섰다고 BBC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학자들은 손상된 신경세포를 건강한 세포로 대체하기 위해 지금까지 노력해왔지만 뉴런 단계까지 성장하는 세포가 극소수에 불과해 좌절해 왔는데 최신호 네이처뉴로사이언스지에 실린 보고에 따르면 이같은 문제가 극복된 것으로 보인다. 핑 우 교수가 이끄는 미국 텍사스대학 연구진은 인간 배아 줄기세포를 신경세포성장에 필요한 화학물질 혼합체로 사전 처리한 뒤 다음 날 이 세포를 건강한 생쥐의중추신경계에 주입했다. 이렇게 생쥐에게 이식된 신경세포는 주입된 부위의 뉴런과똑같은 형태의 뉴런으로 성장했다. 핑 우 교수는 "이같은 화학물질 처리로 세포들이 가소성(可塑性) 있는 중간단계까지 이르게 되며 이들 세포는 주입된 부위에서 주변정보를 획득, 위치에 따라 특정종류의 뉴런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더 나아가 화학처리된 세포를 척수가 손상된 생쥐에게 주입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데 이는 "뉴런들이 올바른 목표물과 적절한 접촉을 하고 있는지,이를테면 운동신경 뉴런이 척수에 이식되면 이 뉴런들이 신경충동을 전달하는 축삭돌기(軸索突起)들을 근육으로 보낼 수 있는 지를 보기 위한 것"이라고 우교수는 밝혔다. 인간의 질병 치료에 이같은 방법이 도입되기까지는 아직도 극복해야 할 여러단계가 남아 있지만 우교수는 "이 방법으로 신경전달물질이 배출되는지, 장기적인 기능회복 작용이 있는지를 관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식된 줄기세포로부터 종양이 형성되지는 않는지 확인되고 나면 "실질적인 임상적 중요성과 임상실험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영님 기자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