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1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후보의 단일화 논의에 대해 그 어느때보다 거센 비난전을 펼쳤다. 노무현 후보가 여론조사를 통한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방안을 전격 수용, 단일화 논의가 구체화되자 그간 이 후보에게 안정적인 '1강2중' 구도가 흔들리면서 대선정국이 한차례 격변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에서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고위선거대책회의에서 "국민경선을 통해 뽑은 후보의 여론이 나빠지자 다른 사람으로 단일화하려는 민주당과 청와대 공작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고 또다시 청와대를 겨냥했다. 서 대표는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양자들이기 때문에 국민은 더이상 속지 않는다"며 "김 대통령과 청와대는 우리당 후보에 대한 음해공작을 즉각 중단하고 중립적 입장에서 선거관리를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노 후보가 이회창 후보의 집권저지가 역사의 전진이라는 논리를 제기한데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며 "이념과 노선의 현격한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부패정권 연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키아벨리식 발상이 정치개혁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대변인단도 이날 6건의 논평을 통해 노 후보와 정 후보, 민주당을 비난하고 나섰다. 두 사람 모두 반개혁세력이라는 데서 출발, 노 후보와 정 후보를 각각 비난하면서 도덕성에 상처를 입히는 것이 주목적이다. 조윤선(趙允旋) 대변인은 "DJ의 첫째 양자든 둘째 양자든 20%씩 밖에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절대다수 국민이 부패.무능.거짓말 정권의 연장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이나 통합21이나 모두 반개혁세력"이라고 말했다. 배용수(裵庸壽) 부대변인은 "'비서관 폭행', 89년 '식칼테러', 92년 '초원복집불법도청사건'을 놓고 세상에서는 정 후보의 `3대 폭력증후군 사건'이라고 부른다"며 해명을 요구했고, 손범규(孫範奎) 부대변인은 "노 후보의 러닝메이트는 민주당 친노파들이 의인으로 숭배한 김대업씨"라고 공격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DJP 야합으로 인한 국민의 고통이 다시 되풀이 돼선 안된다"며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대화합이 이뤄지고 있으며 박근혜(朴槿惠) 박태준(朴泰俊) 두 분이 큰 물꼬를 텄다"고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