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일본 최고의 육가공제품 회사인 니혼햄이 수입 쇠고기를 일본산으로 속여 제품에 사용해 오다 물의를 빚은 사건이 있었다.


일본의 게이단렌(經團連)은 이같은 사건이 발생하자 지난달 기업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기업행동헌장'에 '소비자 신뢰회복'이라는 조항을 넣어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기업은 회원사에서 제명키로 했다.


엔론 월드컴 등 미국 유수기업의 잇따른 회계부정 사태에 이어 터진 니혼햄 사건은 기업의 윤리성에 대해 다시 한번 환기시키게 하는 계기가 됐다.



사실 기업은 이윤 추구를 위해 존재하는 집단이다.


돈을 좇을 수 밖에 없는게 기업의 생리라는 얘기다.


때문에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묻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기업은 궁극적으로 '사회'라는 토양에 뿌리내려 존재하고 있으므로 영리 추구와 함께 사회적 책임이라는 부분을 간과할 수는 없다.


자본주의가 고도화되고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업의 책임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결국 '어떻게 돈을 많이 버느냐'에만 관심을 기울였던 기업들이 이제 '번 돈을 값지게 쓰는가'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국제기구들은 아예 윤리라운드(Ethics Round)를 추진해 윤리경영을 국제적으로 표준화시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997년 국제상거래뇌물방지협약을 채택했고 세계은행은 '반부패지식자료센터'를 설치했다.


비윤리적인 기업은 국제무대에서도 이제 설 땅을 잃게 생겼다.


국내 기업들도 이같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발맞춰 윤리경영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5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윤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한 2백92개 기업중 49.7%가 윤리헌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9년 21.8%, 지난해 45.2%에 이어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30대 그룹의 소속 대기업은 76.3%가 윤리헌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리헌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가운데 윤리경영 담당부서를 신설한 회사도 71.7%로 지난해(51.8%)보다 늘었으며 별도로 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키고 있는 회사도 70.3%에 이르렀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 윤리경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최근 들어 PL(제조물책임)법 주주대표소송 등 새로운 제도가 잇따라 도입되면서 변화된 기업 외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특히 인터넷의 보급은 윤리경영 확산에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불만사례를 공유, 불매운동 등 사이버 파워를 행사하면서 기업들은 이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윤리강령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 돼버린 셈이다.


실제로 윤리경영은 기업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조사에 의하면 응답업체의 78%가 윤리경영이 기업경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국내기업에서 진정한 윤리경영이 뿌리내리기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


사회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공헌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제대로 갖춰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윤리경영 모범기업에 대해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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