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이 끝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이에 따라 연내 이산가족 추가 상봉과 연내 금강산 면회소 착공은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양측은 회담 마지막날인 2일 합의문 대신 그간 논의 내용과 다음달 10∼12일 금강산에서 다시 한 차례 실무접촉을 갖자는 내용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하기 위해 막판까지 논의를 거듭했지만 절충에 실패했다. 양측은 이번 접촉에서 북측이 제시한 이산가족 면회소 후보지인 강원도 고성군조포마을을 함께 둘러보고 '금강산면회소 추진사업단'을 구성, 빠른 시일내에 착공하기로 하는 등 면회소 설치 문제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뤄냈다. 하지만 남측이 제안한 ▲내달 3∼8일 또는 내년 2월초 설을 전후한 제6차 이산가족 상봉 추진 ▲6.25 전쟁 시기 행방불명자 생사.주소 확인 ▲전후 납북자 생사확인 등의 의제에 대해서는 북측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북측은 이번 접촉에서 금강산 면회소 건설 문제에 주력하면서 금강산여관 등 기존 건물을 이용한 면회 정례화와 전쟁 시기 및 전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의생사.주소 확인 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 입장을 고수했다. 북측은 특히 기존 건물을 이용한 면회 정례화 문제에 대해 금강산 면회소 완공후에 면회를 하면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북측은 또 전쟁 시기 납북자.국군포로 생사.주소 확인에 대해서는 시범적 생사.주소 확인 절차와 같은 방법으로 향후 협의.추진하자는 진일보된 입장을 보였지만전후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전쟁이후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지말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하지만 북측은 이번 접촉에서 이달과 내달에 남북 각각 100명씩 생사.주소 확인사업을 실시하자는 데 대해서는 남측과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북측은 이번 실무접촉을 4차 총재급 회담의 합의사항 가운데 하나인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를 논의하는 자리로만 인식한 듯 했다"고 북측의 소극적인 협상 태도를 지적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다음 접촉 날짜를 12월 10일로 못박은 것은 아니다"며 "남북이 서로 의지만 있다면 이달중에 다시 실무접촉을 해서 다음달 초 임시도로 개통에 맞춰 6차 이산 상봉이나 면회소 착공 등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남북은 실무접촉이 결렬됨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전체 회의도 열지 못했으며, 남측 대표단은 귀환하기 위해 금강산 관광선 설봉호를 타고 오후 2시30분께 장전항을 떠났다. (금강산=연합뉴스) 공동취재단.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