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한 아우는 없었다' 한국 농구 최고의 센터 서장훈(서울 삼성)과 '포스트 서장훈'을 노리는 김주성(원주 TG)과의 첫 맞대결은 서장훈의 판정승으로 결판났다. 서장훈은 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2-2003 Anycall 프로농구 정규리그 TG와의 경기에서 '최고'의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며 팀의 86-83 승리를 이끌었다. 서장훈은 정확한 미들슛을 앞세워 26점을 뽑아내고 양팀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15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는 위력을 과시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했던 후배 김주성과 처음으로 공식 경기에서 상대 선수로 격돌한 서장훈은 '이겨야 본전'인 경기였지만 의외로 김주성을 의식하지 않고 차분히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러나 비록 경기에는 졌지만 김주성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서장훈과 거의 엇비슷한 23점에 리바운드는 10개. 특히 김주성은 스피드를 활용한 팀 속공에 참여, 허재의 손을 떠난 볼을 어김없이 골로 연결했고 2쿼터 5분32초를 남기고 시원한 원핸드 덩크슛까지 꽂아넣어 원정온 TG 응원단을 열광시켰다. 서장훈은 "김주성을 상대한다는 생각없이 경기를 치렀다"며 "어려운 여건이지만 이겨서 기쁘다"고 담담하고 말했고 김주성은 "져서 아쉽지만 얼마든지 해볼만하다는자신감을 얻었다"고 서장훈과 첫 경기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서장훈과 김주성의 맞대결 못지 않게 경기도 시종 땀을 쥐는 접전이었다. '농구 9단' 허재(14점.3점슛2개.8어시스트)와 주희정(17점.5어시스트)의 볼배급 싸움도 팽팽했고 양경민과 김희선도 서로 물러서지 않는 공수 대결을 펼쳐 나란히 11점씩 뽑아냈다. 승부는 경기 종료 20초전에야 윤곽을 드러냈다. 경기 종료 1분25초전 77-80으로 뒤지던 TG는 김주성이 골밑슛을 성공시킨데 이어 49초전 속공 찬스에서 얻은 자유투를 모두 집어넣어 81-80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삼성 주희정은 35초를 남기고 깨끗한 3점포를 때려 넣었고 김승기의 공격자 파울까지 유도해내면서 경기는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TG는 종료 12초전 삼성 골밑에서 혼전 중에 허재가 흘러나온 볼을 잡았지만 라인을 밟아 공격권을 넘겨줬고 10초전 데릭 존슨이 덩크슛으로 83-84, 1점차로 따라 붙고 바스켓카운트까지 얻어냈으나 이를 실패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삼성은 2연승을 달려 2승1패가 됐고 TG는 개막전 승리 이후 5일만에 치른 두번째 경기에서 1패를 안았다. 한편 이날 서장훈-김주성 맞대결의 빅카드에도 관중석에는 2천200여명의 관중만 입장, 경기의 열기가 관중 폭발로 이어지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