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에는 목표만 있고 전망은 없다.' 국내외 중국 경제 연구자들은 흔히 이렇게 푸념한다. 경제발전 목표를 당정(黨政)이 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국가 역량을 집중하는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체제여서 일부 국가 산하기관을 제외하고는 경제 전망을 대외적으로 발표할 수 없는 탓이다. 김동하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이 쓴 '바이 차이나 2005 마스터플랜'(시대의창,1만3천원)은 이런 점에서 주목된다. 이 책은 5년마다 발표되는 각 지역별 5개년 경제계획을 모두 입수 분석해 10차 경제계획 기간 즉 십오(十五)기간이 끝나는 오는 2005년까지 중국내 31개 성·자치구·시별 경제발전 및 투자전망을 담고 있다. 중국이 각 지역별 경제발전 목표를 외부에 공개한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부터여서 가장 최근의 정보를 수록하고 있는 셈이다. 우선 수도인 베이징 시의 경제계획을 보자.베이징 시는 2010년까지 국제화된 대도시 건설을 위한 기초작업을 끝내고 2020년까지는 대도시로 변모하며 2050년까지는 세계 일류 첨단도시로 탈바꿈한다는 3단계 전략을 실행중이다. 200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9%,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7천4백달러로 잡고 있다. 낙후된 서부 감숙성의 2005년 전망치(5천3백90위안)의 다섯배가 넘는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세계적 대도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김 연구위원은 중앙정부 주도하에 인프라 건설이 촉진되고 관광 정보통신 교통 스포츠 유통부문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IT(정보기술) 경기운영 문화행사 등 소프트웨어 부문의 대중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반도와 가까운 동북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 중 GDP 2위인 헤이룽장성의 경우 서부대개발 프로젝트에 포함되지 못해 '남련서진(南聯西進)'이라는 경제발전 전략을 도입할 계획이다. 대형 기업의 헤이룽강 투자를 유도해 서부대개발 지역인 서부권 시장을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주요 국경도시에 성급 국경무역구를 지정해 국경무역을 적극 발전시킬 예정이어서 이에 대한 사업기회 확대에 주목해야 한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중국 내륙의 후난성은 내륙의 어느 지역보다 전자상거래에 적극적인 지역이다. 따라서 인터넷 전자상거래와 네트워크 기술분야의 진출 전망이 밝으며 산학연(産學硏)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게 저자의 조언이다. 또 서부대개발 프로젝트의 서남부 중점지역인 쓰촨성의 경우 전통적으로 우주항공 핵발전 전자 광통신 분야에서 중국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우주항공 및 중형 항공기 제작분야의 합작이 가능하고 관련 기술 거래도 유망할 것으로 저자는 내다봤다. 이 책에는 또 톈진시의 톈진자동차,한국에까지 진출한 산둥성의 하이얼그룹 등 각 성·시·자치구의 대표적인 기업들과 해당 지역에 진출한 국내 기업 동향,서부대개발을 비롯한 5개 대형 프로젝트도 소개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