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날초 방북한 제임스 켈리 미국 대통령특사에게 새로운 핵개발 계획을 시인한 사실이 17일 밝혀짐에 따라 지난 94년에 이어 재연된 북핵(北核) 위기의 해결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관련, 정부는 북한의 새로운 핵무기 개발의혹을 대화를 통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입장을 정했으며, 미국도 일단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주목된다. 새롭게 불거진 북핵문제는 향후 북미 및 남북관계의 향방을 가늠하는 결정적인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문제의 해결책과 관련, 오는 26일(현지시간)멕시코의 로스카보스 열리는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제10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로스카보스에서 3국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임성준(任晟準)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핵문제에대한 우리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멕시코 APEC 정상회의 기간 한미일 정상회담이예정돼 있고 그 기회에 이 문제가 심도있게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로서는 북핵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한반도 정세가 긴장국면으로 급변하고 경우에 따라선 지난 94년 핵위기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도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 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전력투구한다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는 이날 초 켈리 특사의 방북 직후 미국측으로부터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 시인 내용을 통보받고 ▲북한의 어떠한 핵개발에도 반대하며 ▲북한의 핵문제를 포함해 모든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남북대화경로를 통한 대북설득 한.미.일 공조 등 두갈래의 노력을 계속해 오고 있다. 특히 정부는 한.미.일 3국 정상이 직접 대좌하는 `로스카보스 회담'에서 한.미.일의 공동대처 방안에 대한 입장조율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준비에 만전을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최성홍 외교통상부 장관으로부터 3국 정상회담을 포함한 APEC 정상회의 대책에 대해 보고를 받았으며, 정부도 오후 정세현 통일부 장관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어 북핵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일단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핵개발 의혹을 시인한 점은 대화를 통해 문제해결에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을 평가하고 `로스카보스 회담' 이전까지 북한과 미국 및일본을 상대로 북핵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 이해를 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임성준 수석은 "북한이 이번 켈리 특사의 방북시 미국이 제기한 핵개발 의혹에 관해 솔직히 시인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이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로스카보스 회담' 의제 조율 등을 위해 오는 19일 방한하는 켈리특사와의 접촉에서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방안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방침이다. 임 수석도 또 "미국과도 얘기가 잘 되고 있다"면서 "켈리 특사가 방한하게 되면이 문제에 대한 추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측이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평화적인 해결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한.미.일 3국 정상이 로스카보스 회담에서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바우처 대변인은 성명에서 북한에 대해 핵개발 계획 동결을 골자로 한 제네바협정과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하고 핵무기 개발 계획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촉구하면서도 "미국은 북한 핵무기 개발 계획 문제에 대해 평화적인 해결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일각에선 갑자기 제기된 `북핵문제'가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될 경우 북미관계 진전을 위한 결정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 북핵문제가경우에 따라선 오히려 미북관계 개선의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