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위기 해소책을 놓고 프랑스와 미국의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16일 이집트,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 등 중동 순방에 나섰다. 시라크 대통령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왕, 라피크 하리리 레바논 총리 등을 만날 예정이며 중동국가 지도자들과 함께 이라크 위기 해소,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종식 등 중동평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시라크 대통령은 순방에 앞서 레바논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라크와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가 연계됐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라크를 공격하면 새로운테러를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대량살상무기 개발, 테러지원 등을 이유로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 교체와 이라크에 대한 무력공격을 주장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시라크 대통령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1차 결의를 통해 이라크에 무기사찰을 요구하고 이라크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2차 결의를 통해 대응책을 결정하자고 제안해 중국, 러시아는 물론 이라크와 중동국가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이때문에 시라크 대통령의 이번 중동 순방 결과가 이라크 위기 해소를 위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함께 시라크 대통령은 이집트에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회의장 개막식에 참가하고 17일부터 20일까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불어사용 국가 정상회의에참석할 계획이다. 세계 55개국, 6억 인구를 포함하고 있는 불어권 정상회담은 올해 9회째로 이번에 프랑스 식민국가였던 알제리가 처음 참석하고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사무총장을 이을 새 사무총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