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李完九) 전용학(田溶鶴)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 여파로 15일 국회 대정부질문이 이틀째 파행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정권욕 때문에 정치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성토했고, 한나라당은 본회의 참석을 촉구하면서도 충돌을 피하기 위해 단독국회는 강행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국회 파행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서너명만 모이면 추가 탈당자가 누가 될 것인지를 놓고 의견을 교환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 민주당 = 오전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와 의총에서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한나라당이 민주주의 파괴와 독재로 가고 있다"면서 "이미 과반인데 배부르면 그만먹어야지, 더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나 보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정권교체후 한나라당 의원들의 민주당 이적은 개혁하고 일하기 위한것이었지 선거에 이기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이회창 후보의 무리수가 선거에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어제 밤잠을 설쳤다"며 "완전히 우리의 뒤통수를 치고 갔다"며 전 의원의 당적변경을 비난했다. 그러나 민주당내에는 후단협의 2단계 탈당입장이 구체화되면서 소속 의원들이 이날부터 후단협 지도부에 탈당계를 제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가 계속됐다. 한 수도권 의원은 "오늘중으로 추가 탈당자가 더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고 또다른 의원은 "지역구민들의 얘기를 들어보고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충청권의 P.S 의원과 수도권의 C 의원 등이 한나라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핵심 당직자의 한나라당 입당설도 흘러나온다. 민주당은 16일 최고위원회의와 17일 전국지구당위원장 회의를 소집해 한나라당의 정치공작 규탄공세를 벌이는 등 내부단속을 벌일 예정이지만 한나라당이든, 정몽준(鄭夢準) 의원 신당이든 탈당 러시는 불가피할 것이라는게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편 자민련은 이날 원내대책회의나 의원총회 등도 갖지 않은 채 유운영 대변인이 "어제 국회 보이콧을 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만 말했다. ◇ 한나라당 = 오전 국회에서 고위선거대책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민주당과 자민련의 국회 본회의 거부를 비난하며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두 의원의 영입은 공작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들어온 만큼 도덕적으로 한점 부끄러울 것이 없다"면서 "30명이상 우리 당 의원을 빼간 민주당이 국회를 파행시키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민주당은 후단협(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소속 의원이 정몽준 의원을 따라 가면 그땐 '국회 포기'가 아니라 '국정포기'라도 할 것인지묻고싶다"고 꼬집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이번 국회는 현정권 마지막 정기국회로 예산국회이기때문에 국민에 도리를 다하기 위해서 민주당은 즉각 국회에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총을 마친 뒤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 민주당 의원들의 등원을 기다렸으며 단독으로 본회의를 강행하지는 않았다. 한편 이날 의총에서 김부겸(金富謙)의원은 "그분들이 절박해서 입당했다고 하더라도 지금 정기국회 중이고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는데, 시기를 조정했어야 한다는 고민은 안했느냐"고 지도부에게 물은 뒤 "국회 파행책임은 민주당 뿐만아니라 우리당에도 있다. 겸허하게 국민에 머리를 조아리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n0209@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