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만에 급등세가 꺾이며 소폭 조정됐다. 전날 종가대비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혼조세를 보이며 등락폭은 앞선 이틀에 비해 상대적으로 축소됐다. 주가 급반등, 외국인 주식순매수, 달러/엔 123엔대 반락 등으로 공격적인 달러매수(롱)마인드는 누그러졌다. 1,260원대 레벨과 정책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발동한 측면도 있었다. 역외세력은 큰 움직임없이 매수와 매도가 번갈아가며 혼조를 보였다. 지난주 공격적인 매수세로 급등을 유도했던 역외는 물량공급 가능성 등으로 일부 차익매물을 내놓고 급등시 자취를 감췄던 업체 네고물량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밤새 미국시장의 주가 동향이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이후 추가 조정과 상승세 재개 사이에서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요인이 약간씩 부각될 기미가 있어 1,260원대 환율은 다소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0.20원 내린 1,259.30원에 마감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1,263.90원, 저점은 1,257.4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6.50원을 기록했다. ◆ 공급요인 서서히 부각 = 환율 상승 기조가 여전히 살아있는 가운데 대우차 출자관련 매물과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일정부분 영향을 가할 전망이다. 달러/엔이 급등하는 흐름만 아니면 대우차, 외국인 순매수 등 물량 공급에 대한 기대감으로 추가 조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수급은 특별한 것이 없었으나 물량 들어올 것을 감안해 매도를 감안하는 것 같다"며 "대우차에 대한 4억달러 규모의 물량이 들어오면 상승세가 한풀 꺾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올라가지 못하고 외국인 주식순매수자금을 감안하면 내일 1,260원대는 막힐 것"이라며 "1,260원을 놓고 힘겨루기가 예상돼 1,257~1,262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일부 전자업체 네고물량이 나왔고 이틀째 주식순매수가 이어져 달러매수(롱)은 부담스러웠다"며 "동남아통화 약세에 대한 흐름도 공조 모양새를 띄고 있어 역외매수세가 쉽게 뜯어 올릴 수 있는 장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우차-GM 물량이 17일을 전후로 공급될 여지가 있고 역외 차익매물 출회 가능성으로 공급요인이 차츰 부각될 수 있다"며 "달러/엔의 124엔대 상승이 어렵다면 아래로 1,253~1,255원까지 하락할 수 있고 1,260원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수급·재료 잠잠 = 이날 도쿄와 홍콩시장이 휴장했으며 뉴욕 외환시장도 쉬기로 돼 있어 역외세력의 움직임은 그다지 활발하지 않았다. 수급도 특이 사항없이 적당하게 균형을 보였다. 업체 네고물량과 차익매물이 있었던 반면 역외세력이 NDF정산관련 롤오버 매수세를 보였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124엔대로 올라섰던 달러/엔 환율은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123엔대로 소폭 반락했다가 런던장에서 124엔 재진입을 꾀하고 있다. 달러/엔은 한때 123.73엔까지 내려선 뒤 123엔대 후반에서 주로 정체됐으며 오후 4시 58분 현재 런던장에서 124.01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이날 일중 100엔당 1,019원선까지 올라선 뒤 같은 시각 1,014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이틀째 순매수를 이어 거래소에서 884억원, 코스닥시장에서 6일만에 순매수로 돌아 72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발리섬 테러폭탄 사건이 있었지만 별달리 부각되지 못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주 말 역외선물환(NDF)시장의 오름세를 반영, 지난 금요일보다 0.50원 높은 1,260.0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곧 하락 반전, 오전 9시 33분경 1,258.20원까지 밀렸다. 이후 환율은 역외매수 등으로 10시 16분경 고점인 1,263.90원까지 올라선 뒤 차익매물 등으로 반락, 11시 18분경 1,261.30원까지 밀렸다. 한동안 1,261.50~1,262.70원에서 등락하던 환율은 장 막판 역외매도로 1,261.00원까지 밀린 뒤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30원 높은 1,261.3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업체 네고 공급에 따른 매도 강화로 하락 반전, 3시 1분경 1,257.4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이후 추격 매도세가 잠잠해진 환율은 저가매수로 3시 41분경 1,259.70원까지 일시적으로 상승 반전한 뒤 1,258.20~1,259.60원에서 거닐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3억6,95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1,6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8,500만달러, 1억7,900만달러가 거래됐다. 15일 기준환율은 1,259.9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