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폐막 이틀을 앞둔 12일 한국은 유종의 미를거두기 위한 마지막 박차를 가한다. 목표로 삼았던 금메달 10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태권도가 남녀 각체급에 출전, 4개의 금메달 싹쓸이를 노리고 남자 하키도 전날 여자하키가 은메달에 머문 한풀이에 나선다. 여자 핸드볼 역시 중국과의 결승에서 무난히 금메달을 추가할 전망이다. 한국은 11일 태권도 4체급을 석권하고 근대5종에서는 2관왕이 탄생하는 등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4개를 추가했다. 이로써 금메달 73개, 은메달 67개, 동메달 77개를 기록한 한국은 이날 공수도에서 금메달 2개를 추가하는데 그친 3위 일본(금41, 은65, 동63)을 금메달 32개 차이로 멀찌감치 따돌리고 종합 2위를 굳혔다. 최강 중국은 금메달 129개, 은메달 69개, 동메달 61개로 독주를 계속했다. 낮동안 잠잠했던 금메달 소식은 부산항에 어둠이 내리면서 잇따라 들려왔다. 한국 태권도의 간판 김대륭(용인대)이 남자 플라이급(58㎏이하) 결승에서 화려한 나래차기를 앞세워 이란의 코다다드 칸을 12-2로 물리치고 구덕체육관에서 첫 금소식을 알렸다. 또 만16세로 대표팀 막내인 임수정(서울체고)은 여자 플라이급(51㎏이하)에서태국의 부라폴차이와 접전 끝에 우세승을 거둬 금메달을 추가했고 남자 웰터급(78㎏)의 오선택(경희대), 여자 웰터급(67㎏)의 김수옥(동아대)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에서 퇴출위기에 놓인 근대5종에서는 한국이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었다. 김미섭(전남도청), 양준호(울산시체육회), 한도령, 김덕봉(이상 대전시청)이 단체전에 출전한 한국은 2만2천168점을 얻어 중국(2만1천792점), 일본(2만1천208점)을따돌리고 우승했고 개인전에서는 김미섭이 5천668점으로 팀 동료 양준호(5천604점)를 제치고 2관왕이 됐다. 그러나 믿었던 하키와 테니스는 은메달에 머물렀다. 아시안게임 5연패를 노리던 여자 하키는 결승에서 김창백 감독이 이끄는 중국의상승세를 꺾지 못하고 1-2로 아쉽게 패했다. 86년 서울대회부터 아시안게임 4연패를 이룩했던 한국은 후반 초반 연속 2골을허용한 뒤 종료 14분을 남기고 김성은(KT)이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테니스 남자복식 결승에 출전한 이형택(삼성증권)-정희석(경산시청)조는 한때세계 최강이었던 레안더 파에스-마헤시 부파티(인도) 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정 조는 힘 한 번 제대로 써 보지 못한 채 0-2(2-6 3-6)로 완패, 은메달에만족해야 했다. 이형택은 남자복식 결승에 앞서 벌어진 남자단식 준결승에서는 숙적인 일본의스즈키 다카오를 2-1(6-4 2-6 6-3)로 따돌리고 결승에 진출했다. `메달밭'으로 여겼던 복싱은 심각한 편파 판정에 시달리며 은메달 1개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중량급의 기대주 최기수(함안군청)는 라이트헤비급 준결승에서 팔레스타인의 아부케섹 모니르를 맞아 다운 2개를 뺏으며 일방적인 경기를 펼쳐 2회 1분8초만에 RSC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플라이급 준결승에 출전했던 김태규(충남체육회)는 파키스탄의 누만 카림을 맞아 일방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심판들의 편파판정에 눌려 14-23으로져 동메달에 그쳤다. 페더급의 신명훈(한체대)과 라이트미들급의 송인준(상무)도 준결승에서 모두 패해 동메달에 그쳤다. 또 한국이 처녀출전한 공수도에서는 김병철(경남정보대)이 쿠미테(대련) -75㎏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막바지에 이른 구기종목에서는 금메달 가능성을 키웠다. 남자배구는 `영원한 맞수'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이경수의 활약속에 3-0으로 가볍게 승리했고 남자 핸드볼은 카타르와 접전을 벌이다 31-30으로 이겨 나란히 결승에 진출했다. 한편 북한은 여자축구가 아시아 정상에 올라 4일만에 금메달을 추가했다. 북한 여자축구는 풀리그 최종전에서 월등한 개인기와 조직력을 앞세워 베트남을4-0으로 대파, 4승1무(승점13)를 기록해 중국(3승2무, 승점11), 일본(3승1무1패, 승점10)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북한 선수단 1진 155명은 11일 오후 고려항공 전세기 편으로 평양으로 돌아갔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