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집권 적녹연정이 7일 독일군 징병제 폐지를 검토키로 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이날 사민당과 녹색당 간의 적녹연정 집권 2기 외교안보 정책방향 수립 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독일 연방군 개혁과 관련해 우리가 스스로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군개혁의 일환으로 징병제 폐지 문제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녹색당 소속인 요시카 피셔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두 당이 "매우 훌륭한 합의를 했다"면서 "이는 미래에 대비한 결단을 위해 조만간 안보정책에 변경이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민당 소속인 슈뢰더 총리는 군 개혁은 기존에 `바이츠제커 위원회' 가 지난 14대 연방하원 개원 초기 제출한 방안에 기반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0년 보수파인 기민당 출신의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고 각 정파가 참여해 구성한 위원회는 징병제 폐지를 요구하지 않았으나 당시 13만 명이던 군 징병 병력을 단계적으로 3만 명까지 줄일 것을 권유했다. 즉, 피셔 부총리는 징병제 폐지를 전제로 하나 슈뢰더 총리는 병력 감축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다 최대 야당인 기민당과 군이 적극 반대하고 있어 징병제 폐지가 조만간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은 지난 1949년 서독 단독 정부를 수립했으며, 1955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면서 징병제를 도입했다. 현재 독일군 내에서 징병제로 의무 복무하는 병력은 12만5천여 명이며, 이와 비슷한 규모의 청년들이 군 복무를 하지 않는 대신에 양로원 등 각 분야에서 봉사를 하는 대체복무를 한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