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제외한 유럽연합(EU) 소속 회원국 국방장관 대부분은 4일 유엔의 지지를 받지 않는 미국 주도의 대(對) 이라크 전쟁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이틀 일정으로 열린 EU 국방장관 비공식 회담에서 이라크 문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의해 해결돼야 한다면서, 이라크의 `정권교체'는 EU의 목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솔라나 대표는 "EU가 결정한 것은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할 장소는 유엔 안보리라는 점"이라면서 "우리의 관심사는 대량살상무기로 이를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며, 현 시점에서 정권 교체는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페터 슈트루크 독일 국방장관은 이라크와 전쟁을 벌이면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정치적, 경제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낮춰줄 것을 여전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앙드레 플라하우트 벨기에 국방장관도 군사행동에 대해 경고했으며, 헤르베르트샤이브너 오스트리아 국방장관은 "우리는 군사행동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면서 "왜냐면 그것(군사행동)은 지역의 다른 국가들에 매우 위험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지 로버트슨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유엔 외교채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로버트슨 총장은 "나토의 문제가 현재로서는 유엔의 문제"라면서 "우리는 해결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 늦게 도착한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오찬 모임에 참석하지 못해 논평하기를 거부했다. (레팀노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