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가을철에 흔히 느끼는 우울감은 기후변화에 신체가 정상적으로 적응하는 과정이므로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3일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다. 뮌헨대학 의과대 정신과의 울리히 헤게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가을철에 유독 우울해지는 것은 햇빛이 부족해지면서 우리 몸의 수면 및 기상을 조절하는 호르몬인멜라토닌 분비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헤게를 교수는 이에 따라 피곤감과 허탈감, 단 맛에 대한 강한 식욕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면서 "일시적으로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우려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은 다른 계절에도 있으나 특히 가을철에 많으며 일부는 가을에 시작돼 봄에 끝나는 계절성 우울증(SAD)을 앓는다. 그러나 가을철에 느끼는우울감과 의학적으로 심각한 질환인 우울증은 구별되며 만약 우울감으로 인해 수면방해나 절망감 등의 현상이 2주일 이상 계속되면 의사를 찾을 것을 전문가들은 권유하고 있다. 일시적인 우울증의 경우 밝은 햇빛 속에서 신선한 공기를 맡으며 산책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유책이다. 의사들은 1만 럭스 밝기의 강한 광선을 이용한 치료를 시도하기도 한다. 항(抗)우울 약물들은 증세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계절성 우울증은 남위도 지역보다는 북위도 지역에 더 많으며 11월과 12월에 가장 악화된다. 우울증에는 햇빛의 양이나 내리쬐는 시간 뿐아니라 전반적인 기후와 유전인자, 사회.문화적 요인들도 영향을 준다. 독일의 경우 약 400만 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데 심한 경우, 특히 청년층에서는 자살 충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