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서부지역 항만이 최근 무기한 직장폐쇄에 돌입함에 따라 수.출입 물류수송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여 특히 아시아지역의해운사, 수출업체 등 관련업계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일 미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다국적 해운사와 미국에 기반을 둔 터미널업체들을 대표한 태평양해운협회(PMA)는 지난 5월부터 항만 노조가 임단협 과정에서 태업을 강행함에 따라 지난달 29일부터 무기한 직장폐쇄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연간 3천억달러에 달하는 서부지역 29개 항로를 통한 물류가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특히 이 가운데 대부분이 아시아국가에서 생산되는 의류, 신발, 전자제품 등소비재 수입 물량이어서 미국은 물론 아시아 관련업체들도 큰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해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부문은 아시아지역 해운업계로 대부분의 수입을 북미-아시아간 해운항로 운임을 통해 벌어들이기 때문에 서부지역항만 폐쇄는 치명적인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 제3위 해운사인 대만의 에버그린 마린의 엘리시아 첸 대변인은 "이번 사태로 인해 이미 상당한 매출 손실을 입었다"며 "노사 양측의 회담이 재개돼 하루빨리원만하게 타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서부지역 항만 폐쇄로 인한 피급효과가 아시아 증시 해운 관련주로 직접 전해지고 있다"며 "협상타결이 조만간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가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대만증시에서 에버그린의 주가는 장중 4.3%나 떨어져 10뉴타이완달러선을 위협했으며 양밍 마린 트랜스포트, 넵튠 오린엔트 라인스와 일본 미쓰이 OSK등도 도쿄증시 등에서 큰 폭의 주가하락을 기록했다. 이밖에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소비재 생산업체들의 피해도 점차 심화될 것으로 우려됐으며 미국내 현지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아시아의 자동차업체 등도 부품조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생산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인 `뉴 유나이티드 모터 매뉴팩처링'은 이번 사태로 인해 부품조달이 중단돼 이르면 이번주 중에 생산라인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최근 들어 물류경비 절감을 위해 재고를 두지 않고 주문 즉시 바로 제품을 만들어 제공하는 이른바 `JIT(Just in Time)'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항만 폐쇄로 인한 피해가 더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게다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항만을 통한 수출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항공편을 이용할 수 밖에 없어 항공운임 상승과 이에 따른 비용증가를 초래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