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전세계 경기침체 및 증시부진과 중동지역 전쟁위기설 등으로 인해 상승세가 이어졌던 국제 금값이 향후 수년간 꾸준히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30일 미국 CBS마켓워치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가는 지난 1월 온스당 282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주에는 329달러까지 오르는 등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금값 상승에 대해 9.11테러사태와 기업 회계부정 스캔들,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 우려 등으로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투자자들이 대체투자처인 금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금속거래 정보제공업체인 더불리온데스크 닷컴의 제임스 무어 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은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금시장은 안전한 투자처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금시장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현금으로의 교환이 쉬워져 금은 더이상 통화 대체수단이 아닌 독립적인 투자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 관련 투자펀드에도 최슨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어 향후 금값 상승세를 더 부추길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조사기관인 와이스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2개월간 개인투자자들의 금 관련펀드 투자액이 6억5천만달러에 달해 전년동기에 비해 무려 37%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역사적으로도 금값은 경제가 어려운 시점이나 전쟁 발발시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나 현재 전세계 경제회복이 둔화되고 있다는 전망과 중동전쟁 우려가 확산되면서 금에 대한 투자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미국정부가 사상최악의 재정난을 겪었던 지난 80년 1월 21일에는 금 선물가가 온스당 무려 886.4달러까지 폭등했으며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공격했을 때도 3주만에 금값이 18%나 올랐었다. 이밖에도 최근 주요 금 생산업체들 가운데 비용, 환경, 정치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금 생산을 줄이거나 아예 광산을 폐쇄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수급불균형에 따른 금값 상승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런던소재 골드필드 미네랄 서비스 등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금생산량은 지난해보다 3% 감소한 2천514t에 그치는 반면 금에 대한 투자수요는 12.2%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데일리퓨처스 닷컴의 토드 헐트만 대표는 "금값이 향후 10년내에 300달러선 아래로 덜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여러가지 상황으로 미뤄 금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400달러선 상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