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대구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에서 발견된 유골들이 11년여 전에 실종된 개구리 소년일 가능성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유족들은 타살 가능성을 제기,사인을 둘러싼 논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경찰이 유골 발견 하루만에 소년들의 사인을 탈진과 추위로 인한 사고사로 추정한 데 대해서도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한 섣부른 발표'라는 비난이 유족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찰은 27일 수사 브리핑에서 와룡산이 해발은 2백99.6m이지만 면적이 2백70만여평으로 광활한데다 개구리 소년들이 자주 놀러가던 불미골 일대에 대한 수색에 치중,정작 발견지점인 산 반대편에 대해서는 수색을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연인원 7만여명을 동원, 5백여차례에 걸쳐 와룡산 일대를 이 잡듯이 수색을 했고 유골이 발견된 지점에 대해서도 수색을 한 것으로 수사기록에 나와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당시 수색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에 대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찰은 서울과 부산,전남 섬 지역 등으로 막연하게 수사를 확대해 수사에 혼선을 초래하는 등 초동수사에서도 상당한 문제점을 드러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산에서는 탈진과 기상 상태 등으로 상식적으로 예견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끈이나 흉기 등 타살로 추정할 수 있는 도구가 발견되지 않은데다 당시 추운 날씨 속에 비가 내려 일단 어린이들이 조난과 탈진에 의한 사고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사인을 사고사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개구리 소년들이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초등학교 3~6학년으로 날씨가 추우면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집에 오면 되는데 굳이 함께 껴안고 엉켜있다가 동사했다는 주장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와룡산이 높은 것도 골짜기가 깊은 것도 아닌데 숲이 무성하지 않은 3월에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에서 개구리 소년들을 발견하지 못한 점으로 미뤄 소년들이 제3의 장소에서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뒤 나중에 현장으로 옮겨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