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조속한 시일 내'에대북 특사를 파견하겠다는 의견을 밝힘에 따라 향후 북미, 남북관계 등을 둘러싸고한반도의 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6월 서해교전 발발로 지연됐던 미국의 대북 특사 파견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의지가 이번 한미 두 정상의 전화통화를 통해 드러났다는 것은 일단 미국의 향후대북관계 정립에 대한 `내부 검토'가 끝나고 본격적인 대북 행보에 나선다는 의향을 과시하는 반증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7월 브루나이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때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백남순(白南淳) 북한 외무상 간의 접촉을 통해 의견 접근이 이뤄진 특사 파견 및 북미 관계 개선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조속한 시일'이라고 못박아 특사 파견 방침을 밝혔다는 점에서 제임스 켈리 미 아.태담당 차관보가 특사 자격으로 내달 초 북한을 방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이 북한을 여전히 `불량배 국가'로 규정하고 있어 켈리 차관보의 방북 때 양국관계의 획기적인 돌파구가 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아직 우세하지만 뜻밖의 성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바로 그것이다. 북미대화를 가로막았던 최대 장애요인인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문제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방북을 통해 한꺼풀 벗겨졌다는 점에서 일단 미국측이 북한 당국의 대화 의지를 인정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미국이 남북 간에 해결해야 할 중대과제로 내세워 왔던 군사신뢰 구축 문제역시 북.유엔사 장성급 회담이나 남북 군사실무회담 개최, 경의선.동해선 철도. 도로 연결 착공식, 지뢰 제거, 직통전화 가설 등으로 일단 기반은 마련됐다고 평가 했을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러한 근거를 내세워 "미국이 그 동안의 내부검토를 마치고 지금 이 시점을 대화를 통해 북미 간의 문제를 풀어나가야 겠다는 적절한 때로 판단한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이 지난 6월 서해교전이 터지기 이전에 비해 한반도의 상황이 급속도로 발전된 시점이라는 점에서 북미, 남북관계 개선이 한층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경제관리 방식 개선 조치에 이어 신의주시 특별행정구 선포 등 북측의 파격 조치가 진행중인 시점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 및 평화 정착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향후 북미, 남북관계 개선 여지는 북측이 WMD 문제에 대해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김 위원장이 고이즈미 총리를 맞아 "합의를 지키겠다"고 공언한 만큼 북측의 의지는 일단 확인된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nks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