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속담처럼 각종 불협화음의 우려를 씻고 78년 이후 아시아드 첫 금메달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남자배구대표팀의 훈련이 실시된 기장체육관. 선수들은 신치용 감독의 지시에 따라 몸풀기, 달리기 등 기초체력훈련에서부터두팀으로 코트를 나눠 실전훈련을 병행하면서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일궈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여기에는 선수 자격 문제로 배구협회와 갈등을 야기했던 이경수도 포함돼 있다. 이경수는 법적 투쟁 끝에 선수 자격을 일시 회복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한때 이경수 구제를 놓고 불만을 털어내며 단체행동에라도 나설 것처럼 보였던대표팀 선수들은 예상 외로 별다른 돌출 행동없이 합숙훈련에 임하고 있다. 대표 선수들 대부분이 선후배 사이인데다가 몇년간 함께 몸을 부대끼며 함께 훈련을 쌓아온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가능했다는 것이 신 감독의 설명. 그러나 '코트의 여유'로 불리는 신 감독의 조정 능력이 한몫했음은 두말할 나위없다. 합숙 훈련 초기 신 감독은 이경수를 따로 조용히 불러 무엇보다 선수 사이의 화합과 아시안게임을 위해서만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고 다른 선수들에게도 이경수와 관련해 사소한 문제라도 발생한다면 결코 용납치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경수는 '갈색 폭격기' 신진식과 함께 레프트를 맡아 '월드스타' 김세진과 좌우 쌍포를 퍼붓게 된다. 코트를 뛰는 선수들의 표정은 평소 국내 대회 연습과는 달리 표정이 굳어 보였는데 일부 선수들에게는 이번 대회에서 병역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 신 감독은 "대회가 가까워오면서 일부 젊은 선수들이 필요보다 지나치게 긴장하고 있다"면서 "추석 때는 다 함께 불암산에 올라 부담감을 풀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병역 면제를 받아 이번 아시안게임을 자칫 소홀히 할 수도 있는 김세진등에게도 "후배들에게 한점 부끄럼이 없는 선배가 될 것"을 충고해 자칫 분위기가흐트러지는 것을 막았다. 남자대표팀은 18일 다시 상경해 태릉선수촌에서 입촌훈련을 가진 뒤 인도와의첫 경기가 열리는 다음달 2일에 앞서 부산으로 다시 내려올 예정이다. (부산=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