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13일(현지시간) 북일 정상회담때 북한에 병력 감축을 촉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일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국을 방문중인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오후 뉴욕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한국과의 국경선에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것과 같은 것으로 이같은 태도를 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쟁 준비가 아니라 국민을 잘 살게 하는 것이 북한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강력히 이야기하겠다"고 강조, 17일의 평양 정상회담때 북한의 통상 병력 감축을 제의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앞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12일 고이즈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통상 병력 문제에 대해 강한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북일 정상회담때 거론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평양 정상회담의 최대 초점인 '일본인 납치 의혹' 문제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거듭 표명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준비에 대해서는 "군사력 행사는 최후의 수단이며 마지막까지 국제협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는 유엔 주재 일본 대사의 주최로 이날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환영 오찬에 참석, 동석해 있던 최수헌(崔洙憲) 북한 외무성 부상과 악수하고 잠시 환담을 나누었다. 일본 총리가 국교가 없는 북한 정부 고위 관계자와 환담을 나눈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최 부상은 "총리의 방북이 2국간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고이즈미 총리에게 인사했으며 고이즈미 총리는 그냥 듣기만 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 특파원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