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들이 형보다 나았다. 청소년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재민돕기자선을 겸한 아시안게임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김동현의 그림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겠다던 아시안게임대표팀은 최근 축구협회와 감독간의 불화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벗지 못한채 낙승할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좋게 뒤엎고 패배했다. 특히 측면 공격을 염두에 둔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아시안게임대표팀은 전반 초반 이천수, 최태욱의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돌파로 공격에 활기를 띠는 듯 했으나 이후 조직력 난조와 예리하지 못한 공격루트로 아우들에 무릎을 꿇는 수모를 당했다. 또 박용호가 이끈 스리백 수비라인은 민첩성이 떨어지는 등 문제점을 노출, 아시안게임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반면 '4-4-2' 카드를 뽑아든 청소년대표팀은 약점으로 지적되던 포백 수비라인이 자체 간격은 물론 허리진과의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협력플레이속에 형들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 그 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눈병이 난 정조국 대신 최전방에 투입된 김동현은 처진 스트라이커인 최성국, 왼쪽 날개인 이종민과의 유기적인 플레이 끝에 결승골을 터뜨려 또 하나의 기대주 탄생을 예고했다. 청소년대표팀은 더욱이 1대1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고 미드필드의 압박도 강해지는 등 플레이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치열한 미드필더 싸움으로 평행선을 긋던 승부의 저울추가 청소년대표팀쪽으로 기운 것은 후반 16분. 청소년대표팀의 김성길이 미드필더 왼쪽에서 올려준 것을 김동현이 골지역 왼쪽에서 수비수 김동진을 등지고 잡은 뒤 몸을 돌리면서 왼발슛으로 연결했고 볼은 김동진의 다리사이로 빠지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아시안게임대표팀은 이동국, 이천수와 함께 전반 32분 이동국과 교체투입된 김은중 등이 슈팅을 퍼부었으나 골 결정력 부재에 시달렸고 공격수끼리 손발이 맞지않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축구협회는 이날 2만1천522명의 관중이 입장하면서 얻어진 1억3천여만원의 입장수입 중 경기장 임대료와 세금을 뺀 1억원을 수재의연금으로 기탁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