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700선이 무너졌다. 가장 큰 악재는 투자심리 위축이다.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가능성이 국내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설상가상으로 9.11테러 발생 1년이 코앞에 와있다. 일본발(發)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코스닥의 불공정행위가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점도 시장참여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오는12일 트리플위칭데이(선물.옵션 동시만기)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부담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시장상황을 호재가 악재에 가려 빛을 못보는 형국이라고 분석한다. 개선된 펀더멘털이 기업실적으로 입증되고 있으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주가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따라서 혹시 미-이라크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장기화만 되지 않는다면 주가상승의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미-이라크전쟁과 9·11테러 1년=가장 큰 관심사는 유가 움직임이다. 유가가 올라가면 물가상승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산업활동이 저하되고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도 힘을 잃을 게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과거 경험상 전쟁으로 인한 증시 폭락이 단기간에 그친 점을 들어 경천동지할 변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 이종우 운용정보실장은 "전쟁 위기감이 증시에 이미 반영되고 있어 만일 전쟁이 발생하더라도 그 충격은 단기 급락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90년 8월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유가는 급등하고 세계 증시는 급락했었다.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한달만에 8.73%와 11.12% 떨어졌다. 한국도 한달만에 종합주가지수가 11.52%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주가는 급락세에서 탈피했다. 충격은 단기에 그친 셈이다. 물론 전쟁이 장기화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세계경제의 동반침체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0.07%포인트 상승하고 경상수지는 8억~9억달러 감소하는 등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일본발 금융위기=일본 닛케이지수가 9,000선을 위협받고 있다. 9,000선이 무너진다면 23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것이다. 일본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외국인 투자자금 비중이 30% 정도인데 이중 일본계 자금은 1%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일본계 자금이 국내증시에서 빠져나간다 해도 큰 흔적이 남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트리플위칭데이=전문가들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2천9백40억원에 머물고 있다. 이는 장기투자자들이 보유한 물량 외에는 매물로 나올 게 없다는 뜻이다. 이번 트리플위칭데이의 위력은 태풍이 아니라 미풍에 그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