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식을 사서 10월말~11월초 사이에 팔아라.그 뒤에는 한동안 쉬어라"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의 증시 전망은 이렇게 요약된다. 향후 방향성이 불투명한 요즘 전문가들은 각기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그의 예측에 유독 주목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국내 증시전문가중 올해 시장 흐름을 정확하게 예견한 사람중 한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지난해말이 줄곧 올해 주가지수가 7월께 6백선에서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실제 올들어 저점은 8월6일 673.78.그의 예측은 거의 적중했다. 대세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 있었던 지난 5월 그는 비관론을 서슴없이 주장했다. 당시 37만원선이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7월께 33만원 아래로,1,700선이었던 나스닥지수는 9·11테러 당시 저점이었던 1,420선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김 실장은 전망했다. 이 역시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김 실장의 이같은 정확한 증시 전망을 뒷받침해 주는 것은 자신이 직접 개발한 주가 선행지표다. 그는 이번에도 주가선행지표를 근거로 9월에는 약세장에서 벗어나기 어렵지만 10월부터는 뚜렷한 반등장이 나타나 10월말∼11월초께 전고점인 940정도까지의 상승은 가능하다는 것.이때를 겨냥한 추천종목으로는 전기전자 은행 화학업종의 우량주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반짝 장세 뒤 내년 1분기까지는 다시 침체장이 이어질 것이란 게 김 실장이 그려보는 단기 증시 기상도다. ◆주가 선행지표=김 실장은 지난 88년 이후 10년 이상 이코노미스트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주가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의 핵심 원리는 국내 경상수지 흑자규모와 국제 유가가 한국 증시의 10∼15개월 선행지표라는 점에 착안,이를 통해 향후 1년 뒤 증시 흐름을 읽어내는데 있다. 김 실장은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 유동성을 증가시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반면 국제 유가는 원재료 및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각각의 요소가 시장에 미치는 상관성에 가중치를 둬 주가 선행지표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 모델을 통해 지난해 9월 폭락장을 예견한 것은 증권가에 널리 알려져 있다. 김 실장은 9·11테러가 없었더라도 주가 예측 모델상으로도 당시 증시는 최악의 상황을 겪게 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올해 7월 증시가 가장 어려운 때가 될 것이라고 얘기해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향후 기상도=9월에는 전반적으로 약세가 점쳐진다. 미국 시장의 불안이 좀더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달중 주가지수는 70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으나 전저점인 670은 지켜내고 600선에 머무는 기간도 짧을 것이란 게 그의 전망이다. 10월에는 미국 기업의 3분기 실적 호전이 확인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돼 강한 반등장을 이뤄낼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신 등 기관투자가쪽으로의 자금 유입도 다시 활기를 띠면서 기관 매수세도 가담해 10월말 또는 11월초 사이에 전고점(940)까지의 반등은 충분하다는 예측이다. 이를 감안하면 현 수준에서는 30%정도의 단기 차익을 겨냥해 경기민감주인 은행 전기전자 화학업종을 매수할 만하다는 게 김 실장의 생각이다. 그 이후 장세에 대해서는 12월 대통령선거 전후의 불확실성,중동 위기 등을 감안할 때 내년 1분기까지 침체국면에 다시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실장의 한국 증시에 대한 중장기적 전망은 낙관적이다. 그는 "최근 기업의 이익이 질적으로 한단계 향상되면서 국내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라며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가 75년 4,000에서 89년 39,000까지 10배 가까이 올라간 것 같은 대세상승장이 한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