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테러조직 '11월 17일단(團)'의 핵심 용의자 중 하나인 디미트리스 쿠포디나스(44)가 5일 자수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전직 양봉업자인 쿠포디나스는 좌파 테러단체인 11월 17일단의 고위지도자 중 한명이며 1975년 이후 이 단체가 저지른 미국과 영국 외교관 등 23명에 대한암살사건과 관련해 수배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크리스토스 프로토파파스 정부 대변인은 "쿠포디나스는 자신을 숨겨준 사람들을보호하기 위해 자수한 것 같다"며 "그의 신원은 지문감식을 통해 이미 확인돼 있었으며 그를 체포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아테네 지역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성명서에서 "그는현재 구금상태에서 테러조사 담당 검사로부터 신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11월 17일단의 주요 지도자들이 검거된 지 한달 후인 지난 7월 15일 그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으며 ANA 통신은 정부가 그와 협상을 벌여왔다고 보도했으나 정부측은 이를 부인했다. 11월 17일단은 그리스의 좌파 민족주의자와 반(反) 서방세력이 주축이 된 급진테러단체이며 단체 이름은 학생들이 미국의 지원 하에 1967-1974년 그리스를 통치한군사 독재정권에 항거해 봉기한 날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 단체의 지도자로 알려진 알렉산드로스 기오토푸로스(58) 등 핵심 용의자 15명은 이미 체포돼 교도소에 수감돼 있으며 여러 건의 살인와 폭파, 은행강도 등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아테네 AP.AFP.dpa=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