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근 1만3천명의 병력과 수많은 컴퓨터,2억5천만달러의 자금을 투입해 3주간에 걸쳐 실시한 對이라크전 예행연습에서 공식발표와는 달리 참패했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 15일 끝난 이 예행연습에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역할을 했던 폴 밴 라이퍼 퇴역 미 해병 중장이 승리함으로써 미국의 국방관련자들에게경종을 울리고 미군의 이라크 침공 대비태세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올해 64세의 베트남 참전용사인 라이퍼 중장은 훈련 시작 수일만에 기습과 비정통적인 전술을 구사하며 미국의 출동함대 대부분을 페르시아만에서 침몰시킴으로써미국의 공격을 중단시켰다고 신문은 말했다. 미 국방부 지휘부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갔고 정교했던 군사훈련이당혹스러운 결과로 끝나자 모든 것을 없었던 것으로 위장, 사망한 병력을 되살리고침몰한 함대를 다시 부상시켜 워게임을 계속 진행했다고 신문은 말했다. 국방부 지휘부는 또 아군 해병이 상륙작전을 하는 동안 적군에게 다른 곳을 지키게 했으며 이 모든 속임수에 질린 밴 라이퍼 중장은 더이상 적장 역할을 하기를거부하고 뒷전으로 물러나 밀레니엄 챌런지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쳐졌던 워게임은미국의 승리로 끝났다고 신문은 말했다. 밀레니엄 챌런지는 역사상 최대규모의 워게임으로 2년간에 걸쳐 계획됐으며 육군, 해군, 공군 및 해병대의 합동작전으로 이뤄졌다. 이번 훈련은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1만3천명의 병력을 실제 비행기와 전함으로 지원하는 등 일부는 실제였고 일부는 정교한 컴퓨터 모델로 만들어진 가상현실이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사용된 것과 같은 기술이 이용돼 앞에 나선 병사들은실제 인물들이었으나 그들 뒤의 많은 병력은 디지털 영상이었다. 이 게임은 이론적으로 오는 2007년의 상황에서 청군(미군)이 적군에 대항해 싸우는 것으로 밴 라이퍼 중장이 이끄는 적군은 군사력이 강한 페르시아만 연안의 중동국가였다. 이 게임이 처음 계획됐던 지난 2000년에는 적군이 이란일수도 있으나실제로 실시된 올해 7월 상황에서는 적군이 이라크라는 것을 짐작하지 못할 사람은없었다. 밴 라이퍼 중장은 이번 워게임이 처음에는 각본이 없는 자유경기였다며 청군이미 행정부의 새로운 선제공격 정책에 따라 기습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생각, 자신이 먼저 공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밴 라이퍼 중장은 컴퓨터가 합성해낸, 대부분이 민간용 소형 선박 및 항공기로이뤄진 자신 휘하의 함대를 게임이 시작되기 직전 가상현실의 페르시아만에서 선회하도록 했다. 그는 미 함대가 걸프지역으로 진입하자 적군에 감청당할 수 있는 무선통신을 이용하지 않고 대신 이슬람 사원에서 내보내는 기도시간을 알리는 소리에 암호화된 메시지를 넣어 공격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전혀 공격을 가할 것 같지 않던 유람선과 비행기들이 갑자기 치명적인무기로 돌변, 걸프지역에 있는 청군의 함정과 비행장으로 달려들어 알-카에다 스타일의 자살공격을 수십차례에 걸쳐 가했다. 이와 때를 같이해 일부 소형 선박에서 발사된 중국제 실크웜형 크루즈미사일이미 함대의 유일한 항공모함과 2척의 해병 헬기항모를 격침시켰다. 이 전술은 2년전 예맨에서 있었던 알-카에다의 미국 구축함 콜호 공격을 본뜬것이었으나 청군 함대는 이에 대비하고 있지 못했다. 모두 16척의 함정이 수천명의해병과 함께 격침됐다. 이같은 상황이 실제로 벌어졌다면 진주만 이후 최악의 해군 패배였을 것이라고신문은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