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실수가 잦은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이제는 사전에도 없는 말까지 만들어 쓰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4일 후세인 대통령을 `교활한 독재자'로 묘사하면서 그가 유엔과의 이전 합의사항에서 가재(crawfish)처럼 슬금슬금 빠져 나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명사 crawfish를 `가재처럼 슬슬 기어가다(빠져나가다)'는 의미의 동사로 썼으나 이런 동사 의미는 속어 사전에도 없다며 부시가 말을 지어낸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언어학자들은 최근 미국에선 어떤 지위에서 손을 뗀 사람을 표현할 경우 명사를 동사로 전환해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의 crawfish 사용에 대해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라크의 무장해제 약속 파기 방식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표현했듯이 동사 crawfish는 후세인이 (합의사항에서) 슬슬 빠져나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crawfish는 그렇다손쳐도 부시 대통령은 또다른 말 실수를 했다. 부시는 "후세인이 세계를 경색시키고(stiffing)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 "다음주 유엔 총회 연설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임스는 문맥상 stiffing은 속인다는 의미의 cheating이나 duping으로 해석된다면서 부시가 쓴 말은 방언으로 만일 어떤 미국인이 속았을 경우 stiffing을 써서 불평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어법에 별로 구애받지 않는 사람으로서 다시 한 번 신조어능력을 과시했으나 오는 12일 유엔 연설의 경우 용어 선택을 재고하는 게 현명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속기사의 고충은 물론이거니와 이런 용어 사용은 부시의 대외 이미지를 '가망없는 말 못하고 호전적인 카우보이'로 비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시가 대통령 취임후 중요한 연설 등에서 방언을 사용하거나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부시는 작년 9.11 테러 며칠 뒤 19명의 비행기 납치범들을 '이런 녀석들(folks)'로, 테러조직 알-카에다 제거를 'smoke out'(연기를 피워 몰아내다)으로 표현하고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해선 'dead or alive'(사살하든 생포하든) 등을 사용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오연 기자 coo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