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대책"은 세제와 금융 건설 교육 등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아파트 분양 요건을 강화해 주택 수요를 당장 위축시키는 단기적인 처방 뿐만아니라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신도시를 건설하는 중장기 대책까지 내놓았다. 정부로서 생각할 수 있는 수단들을 거의 모두 동원한 셈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대책은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이후 발표된 것이어서 "뒷북치기"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주택담보대출을 줄이고 양도세 비과세요건을 강화하는 것은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세제 부동산 보유과세를 단계적으로 올리는 한편 집값 이상급등 지역인 서울과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과천 등 3개지역에 대한 과세를 강화키로 했다. 정부는 우선 한 사람이 3채 이상의 집을 소유할 경우 투기성이 짙다고 보고 이달말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이들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시 기준을 "기준시가" 대신 "실거래가"로 삼기로 했다. 현재 기준시가는 실거래가의 70~8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다주택 소유자의 세부담은 다음달부터 크게 늘어나게 된다. 최경수 재경부 세제실장은 "앞으로 다주택 보유자의 양도세 부담이 1.6~1.9배 이상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가구 1주택자라도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 대상에서 제외되는 고급주택(아파트로 한정)의 범위도 내달부터 전용면적 50평형(분양면적 65~70평형)이상에서 45평형(55~60평형)이상으로 강화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서울 등 3개지역에서는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조건을 현행 "3년이상 보유"에다 "1년이상 거주"를 추가키로 했다. 또 이들 투기과열지구에 한해 내년 상반기부터 재산세를 현실화하기로 했다. 재산세(건물)와 종합토지세(대지)의 과세표준액은 그동안 실거래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집값이 높은데도 재산세는 덜 내는등의 모순이 지적돼 왔다. 청약 다음달(서울은 10차 동시분양)부터 투기과열지구 내 아파트 청약 1순위 요건이 대폭 강화된다. 입주자 모집공고일을 기준으로 최근 5년간 신규분양 아파트에 당첨된 사람은 청약 1순위에서 제외된다. 4일이후 새로 청약 예.부금에 가입하는 사람 중 세대주가 아닌 자와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사람도 1순위 자격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투기과열지구 이외 지역에서는 현행대로 보유 주택수나 재당첨 여부에 관계없이 1순위 자격이 유지된다. 또 내년부터 청약통장을 불법거래하다 적발되면 3년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이하의 벌금(종전 2년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이하 벌금)에 처해 진다. 청약통장 거래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매도자만 처벌했으나 앞으로는 매수자도 함께 처벌을 받는다. 공급 확대 정부는 중장기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주택 공급물량을 대폭 확충키로 했다. 중기적으론 판교신도시를 포함,수도권 11개 택지개발지구(3백20만평)를 조기완공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수도권에 주택의 질적 수준에서 강남에 못지 않은 신도시를 2~3곳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먼저 판교신도시의 경우 분당과 인접한 동측지역(2백80만평중 1백40만평)이 40평형이상 중대형 고층아파트 단지로 우선 개발된다. 건설물량이 당초 5백가구에서 5천5백가구로 대폭 늘어나고 입주시기도 2009년에서 2007년으로 2년정도 단축된다. 분양 시기도 2005년에서 2004년초로 빨라진다. 이와함께 수도권의 67개 택지지구 가운데 11개 지구의 개발사업을 앞당겨 2004년까지 4만6천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주택공급 시기는 인천논현 인천동양 평택이충2 용인보라 화성봉담 등 5곳은 2003년에서 2002년 12월로,파주운정 용인구성 인천영종 양주고을 등 4곳은 2004년에서 2003년으로,판교와 화성태안3 등은 2005년에서 2004년으로 각각 앞당겨진다. 교육 수도권내 특수목적고 및 자립형사립고 설립이 확대되고 외국인학교가 적극 유치된다. 교육부는 오는 2003년 설립되는 부천의 경기예술고,성남.용인지역의 대안학교,2004년 설립되는 의왕의 정원외국어고,2005년 경기북부지역에 설립되는 제2경기과학고 설립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추가로 특목고 유치계획을 세우면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는 분당, 용인,일산 등에서 지역출신 국회의원과 지자체가 외국어고 등 특목고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함께 앞으로 신도시를 조성할 때는 강남지역의 주거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우수한 교육여건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을 우선대상지역으로 고려하고, 신도시 지역내에 학습정보센터 체육시설 첨단 IT시설이 연계된 '교육인프라집적지역(Education Park)' 조성을 권장할 계획이다. 금융 금융회사들이 투기과열지구내 부동산 담보대출을 줄이도록 하는 대책이 핵심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금융회사들이 투기과열지구내의 기존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비율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이를 하향조정토록 유도키로 했다. 현재 주택담보비율은 70~80%다. 또 앞으로는 이 지역내에서 국민주택규모(25.7%)가 넘는 주택을 사는 사람에게는 주택신보에서 보증을 서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유대형.박수진.이방실 기자 yoodh@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