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지향적인 농업을 선도하고 지식이 점차 높아지는 농민들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더욱 깊은 학문이 필요하다고 느껴 어렵사리 박사 학위에 도전했습니다." 충북 충주시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김수복(金壽福.42.소득작목 담당)씨는 1984년 방송통신대 입학 이후 18년간 틈틈이 공부와 연구를 계속해 오는 23일 강원도 원주시 상지대학교에서 농학박사(원예학 전공) 학위를 받는다. 학위 논문은 '방울토마토 품종군 분류와 관수 간격 및 부숙 퇴비 시용량 구명'으로 그야말로 주경야독인 셈. 그가 맡고 있는 업무는 방울토마토와 오이, 엽채류, 딸기, 산채 등 시설채소의 시험 연구 분야로 농민들의 소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빈농의 집안에서 태어난 김씨는 충주농고를 졸업한 1979년 경기도 안성과 용인, 충북 단양군 농촌지도소를 거쳐 1993년 1월부터 고향인 충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농사 전문 지식이 부족해서는 농촌지도사 자격이 없다는 점을 깨닫고 방송통신대에서 농학사 학위(1989년)를 땄으며 1994년 상지대 대학원에 진학, 4년만에 석사 학위를, 다시 4년만에 박사 학위를 받게 됐다. 석사, 박사 과정 8년은 현직 농촌지도사로서 해야 할 업무와 잦은 출장, 농민상담 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그는 휴일과 업무가 끝난 밤 시간을 이용, 공부와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특히 박봉에 자녀 교육 등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박사 과정을 포기하려 했으나 호교순(胡敎純) 지도교수가 학비를 지원해 줬고 동갑인 부인 유정애(兪貞愛)씨의 내조, 혼자 식당을 운영하는 어머니의 도움 등으로 어려운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또 충주에는 농업 관련 학자나 전문가가 없어 조언을 듣기가 어렵고 참고 문헌을 구하기도 쉽지 않아 수원 농촌진흥청과 원예연구소 출장 길에 직원들을 붙들고 사정하기도 여러 번, 이러한 집념 끝에 꿈을 이뤘다. 1995년 이후 그가 충주 농업기술센터에서 수행한 시험 연구는 50여건에 이르며 이 중 20여건을 논문으로 발표했을 만큼 그의 연구 실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영어와 일본어를 더 익히고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기술사에 도전, 국내 최고의 시설원예 전문가가 되는 게 꿈"이라는 김씨는 "농업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 새로운 소득작목의 개발에 나서는 등 농촌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충주=연합뉴스) 민웅기 기자 wki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