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와 돼지의 고환 조직을 쥐의 피부 밑에 이식하는 이종(異種)동물간 이식실험이 처음으로 성공을 거뒀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수의과대 이너 도브린스키 박사는 과학잡지 '네이처' 최신호(15일자)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고환을 제거한 쥐의 피부 밑에 갓 태어난 돼지와 염소 새끼의 고환조직을 이식했으며, 이 이식조직이 자라 완벽한 정자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돼지와 염소 새끼들에게는 이종 조직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거부반응을 방지하기 위해 면역억제제가 투여됐다. 연구팀은 이식 조직중 60% 이상이 생존, 정자를 성공적으로 생산했다고 밝혔다. 이 실험 결과를 발전시킬 경우, 항암치료로 고환세포가 파괴된 불임 암환자들이 생식능력을 되찾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도브린스키 박사는 말했다. 암환자가 항암치료를 받기 전 고환조직을 추출, 냉동 보관한 뒤 나중에 필요할때 이 조직을 쥐에 이식해 정자를 생산, 무한정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멸종위기에 있는 동물이나 희귀 동물을 보존하는데도 이 이식기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도브린스키 박사는 덧붙였다. 도브린스키 박사는 그러나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면서 "첫단계 성공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결과가 인체에도 똑같이 적용될지 아직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인체와 동물간 이식에 따른 윤리적 논란도 피할 수 없다고 도브린스키 박사는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진형 기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