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추진아파트 상당수가 지은지 20년도안된 것으로 확인돼 재건축 추진이 너무나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된지 20년도 안된 아파트들이 너나할것없이 재건축을 추진하는행태가 근절되려면 안전진단 강화와 함께 국내에서도 내구수명이 긴 아파트 건설이본격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에서 재건축을 추진하고있는 아파트단지 대부분이 아파트 건설후 20여년밖에 지나지 않았으며 20년이 안된아파트 단지도 19곳에 이른다. 재건축 추진위가 구성된 개포시영아파트는 건축연도가 지난 84년으로 지은지 18년밖에 안됐으며 안전진단을 통과한 일원동 현대사원아파트도 지은지 19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경과연수가 18년인 서초동 현대아파트는 사업계획승인까지 받은 상태이며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개포 주공2,3,4단지도 지난 83년 지어졌다. 지은지 20년도 안된 아파트단지들이 과감하게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는 배경에대해 전문가들은 주민들의 민원에 밀린 각 구청이 형식적인 안전진단으로 재건축을쉽게 허용한 것을 꼽고 있다. 안전진단 심사에 관여했던 한 인사는 "사실 아파트를 지은지 20년가까이 되면무조건 안전진단을 통과시켜주는 것이 구청의 방침이었다"며 "서울시가 올들어 안전진단 강화 방침을 내세운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내구성에 너무 신경쓰지 않아 아파트 수명이 짧은것도 무차별적인 재건축 추진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파트 수명을 좌우하는 콘크리트 강도의 경우 미국은 아파트 건설에서 400~500㎏/㎠의 강도를 유지하고 동남아도 콘크리트 강도가 300∼400㎏/㎠에 이르는데 비해국내 아파트는 210∼2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기오염이 심각해 콘크리트의 산성화가 빨리 진행되는 서울의 특성상 콘크리트강도를 더욱 높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저강도 콘크리트를 사용함으로써 아파트 수명은 크게 단축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아파트의 평균수명은 19년에 불과, 미국(103년)이나 프랑스(86년), 독일(79년) 등 선진국에 턱없이 못미치고 있다. 한양대 건축학부의 신성우 교수는 "건설업체들이 원가절감 등을 내세우며 내구성 강화에 신경쓰지 않은 결과 국내 아파트의 수명은 세계 최저수준으로 내려앉았다"며 "아파트 내구성 강화 등을 통해 무분별한 재건축으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