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우파 정치인들이 오는 26일부터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세계정상회담(WSSD)'을 벌써부터 조롱하기 시작했다고 미 컬럼비아대학의 저명 경제학자인 제프리 삭스 교수가 14일 지적했다. 삭스 교수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요하네스버그에서 어떻게 지구를 구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지구촌의 현실을 외면한 채 유엔의 노력을수포로 만들고 있는 미국내 우파 세력을 통렬히 비판했다. 삭스 교수는 세계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소멸, 생태계 파괴 등 지구의 운명이달린 문제들을 다루는 이번 회의에 우파들이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면서 그들은기술진보로 환경의 재앙을 극복했다고 주장하지만 절대 다수의 빈곤층이 살고 있는지구촌에서 이들의 주장은 결코 들어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특히 올해에는 전세계에 불어닥친 기상이변으로 오래전 맬더스가 인구론에서 제기한 여러 재앙들이 빈국을 중심으로 실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데도 기술로 이를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미국이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함으로써 논란이 되고 있는 이산화탄소배출 문제의 경우 마그네슘광석에 배출가스를 가둬둘 수 있는 기술이 제안되긴 했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 생태계의 재앙을 피하는 한 방법 중에는 인구 증가율을 줄이는 수단이 있지만 미국 우파가 유엔인구계획(UNPF)의 저개발국 가족계획 구상에 훼방을 놓음에 따라 이 역시 좌절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이제 미국을 테이블에 앉혀놓지 않은 채로 지구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삭스 교수는 주장했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토의정서를 밀어붙인 것과 같은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미국이 언젠가는 지구촌 현실에 눈을 뜨게 되겠지만 그 전에도 세계는 이번 요하네스버그 회담을 통해 몇가지 중요한 약속을 이뤄내야만 한다고 삭스 교수는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