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를 갖고 신당 창당 및 재경선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였으나, 재보선 참패라는 상황앞에서 '단합이 최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우세, 우려됐던 대충돌은일어나지 않았다. 회의 시작 직후 안동선(安東善) 상임고문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6.13지방선거전에는 영남에서 한곳도 못이기면 재신임받겠다고 했고 선거후에는 재경선하겠다고 했다"며 "재경선하겠다면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선제 공격했다. 이에 대해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노 후보의 선(先) 사퇴는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으며 노 후보는 약속을 지켰다고 본다"면서 "6.13 직후에는 당의 재신임을 받았고 지금은 경쟁자가 나오면 재경선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한 대표가 "선거기간 당원으로서 의무를 다했는지 다같이 자성해야 한다"며 "골프나 치러다니고 분열상을 보여서야 되겠느냐"고 일부 비주류 중진들의 비협조를 지적하자, 안 고문은 "내가 강화도 출신인데 인천지역을 공천하면서 나하고 상의 한번 해봤느냐"고 발끈,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신당 창당 및 후보 재경선 필요성을 놓고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과 임채정(林采正) 정책위의장간에도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박 위원은 "신당 창당의 이유는 첫째 인적구성의 발전적 변화가 필요하고 둘째 대선승리를 위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며 "여론조사를 보면 다자구도는 우리에게 오히려 불리하다"고 주장했고, 이 협(李 協) 최고위원도 "신당 창당은 국민에 대한 약속이 돼버린 만큼 이행돼야 한다"며 "통합신당으로 가자"고 공감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임채정 의장은 "반성은 하되 패배주의는 경계해야 한다"며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노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6%까지 벌어졌다가 최근 3-5% 포인트로 좁혀졌고 (신당출범시) 가상조사에선 0.1%차이로 좁혀졌는데 왜 비관론에 빠지느냐"고 반박했다. 임 의장은 "노 후보는 검증이 끝났고 이회창 후보는 검증중이며, 정몽준(鄭夢準)의원은 검증되지 않았는데 최근 여론조사에는 이 차이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신당창당도 있을 수 있지만 정체성, 누구를 영입할 수 있는지, 그것으로 우리 당의 기존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는지 등을 신중히 살펴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분위기가 과열되자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과 정균환(鄭均桓) 총무, 정동영(鄭東泳) 상임고문 등 중도파 인사들이 단합을 강조하며 분위기를 추슬렀다. 한광옥 위원은 "뼈저리게 반성하면서 문을 걸어잠그고 며칠밤 눈물로 참회하면서 새 출발을 다짐하자"고 자성을 강조했고, 정균환 총무도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단합"이라며 단결을 역설했으며, 정동영 고문은 "오늘을 기해 일체의 분열적 행동을 중지하자"고 제안했다. 김영배(金令培) 상임고문은 `필사즉생, 필생즉사'라며 "통합신당을 만들어 노후보든 누구든 후보를 다시 뽑으면 12월 대선에 승리할 수 있다"며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정신적으로 사퇴하되 당이 공백상태로 가지 않는게 좋다"고 동의를 표했다. 한 대표는 회의 말미에 "정치를 하면서 배우고 또 배운다"며 "언성을 높여서 죄송하다"고 안 고문에게 사과했다. 한편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의원이 만나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어떠냐"며 "국민의 기대를 받는 양인이 만나 3김식 정치와 이회창식 정치를 청산하는 모습을 보이면 좋을 것"이라고 말하고 이같은 의견을 개혁연대 모임에서 피력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