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방송이 미국의 반테러전쟁에 대한 외국 정부 각료 및 언론의 반발을 논평 없이 보도했다. 북측 매체들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 계획을 둘러싸고 국내외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북한 당국이 미국의 반테러연합전선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온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조선중앙방송은 7일 영국 신문 `가디언' 보도를 인용,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경우 원유 위기가 초래돼 미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국 부시의 대통령 자리까지 위태롭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방송은 또 1991년 걸프전 직후 원유가격이 폭등하여 미국 경제가 위기에 빠지고그 결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가 1992년 대통령선거에서 연임에 실패했던 사실을 지적했다. 방송은 또 같은날 영국 '데일리 미러' 보도를 인용, 영국내에서 미국의 이라크공격을 반대하는 기운이 급격히 높아져 응답자의 91%가 이라크 공격에 반대입장을 표시했다고 언급하고 스위스 `노이에트 리헤르 사이튼' 보도를 인용해 "미국의 일방적인 반테러전에 대한 유럽 각국의 비난이 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방송은 또 같은 날 베를린 현지 보도를 인용해 독일 정부 여러 각료들이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공격시도를 반대하고 있으며 특히 게르하르트 쉬뢰더 총리가 한 집회 연설에서 미국을 비난한 사실을 적시했다. 이에 앞서 평양방송은 6일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지난달 28일 약 250명의 이라크 민족회의 의원들이 반미시위를 벌인 소식을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