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 후보사퇴와 정계은퇴라는 배수의 진을치고 나선 것은 여권의 공세를 계속 방치할 경우 하루 앞으로 다가온 8.8 재보선은 물론 12월 대선승리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5대의혹' 공세와 김대업씨의 병풍관련 기자회견이 8.8 재보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이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간의 지지율 격차도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회견에서 여권의 공세를 `정권연장을 위한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자신에 대한 5대 조작극과 민주당의 신당창당 기도 및 신북풍 의혹을 핵심으로 지적한뒤 "진흙탕 싸움판을 만들어 정치혐오증을 극대화하고, 이어 정계개편과 신당창당으로 가겠다는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이 시나리오가 실행에 옮겨지지 않도록 차단막을 쳐야 대선승리가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정계은퇴라는 초강수를 통해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여권이 집요하게 제기하는 아들의 병역의혹이 대선때까지 이슈가 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털고 가겠다는 의도아래 검찰의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특검제 수용 용의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진실은 하나"라면서 "특검을 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수용불가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는 회견에서 "공작정치를 일삼는 정상배 집단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만들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의 연루설을 거론한데 대해서는 "인격살인"이란 표현까지 동원하며 분노를 표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공정수사를 위해 특검제를 수용할 용의는. ▲이 사건은 5년간 현 정권이 샅샅이 뒤지며 모든 것을 조사.추적했고, 엉뚱하게 믿을 수 없는 자를 내세워 문제를 만들어 낸 것인 만큼 특검으로 간다는 것은 정상적인게 아니다. 검찰이 진실을 가리는데 1주일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후보가 모르는 사이에 가족이나 정연씨 외가쪽에서 간여했을 가능성은. ▲자체 확인을 했지만 부정비리에 연루되거나 참여한 일이 없다. --검찰수사시 후보나 가족이 출두할 의향도 있나. ▲검찰이 공정하게 조사하면 저나 저와 가까운 사람을 불러 조사하지 않아도 진실이 드러나며, 야당후보 음해공작이 아니라면 저까지 올것없이 끝날 사건이다. 공정한 수사라면 적극 협조할 것이다. --그동안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정치권 공방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진실은 하나로 하늘아래 진실을 아는 사람 저밖에 없다. 제가 거짓말했다면대통령후보로서 이 자리에 서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나의 진실을 밝히는 데 왜 시간이 걸리나. 진실이 밝혀지도록 국민이 압박을 가해달라. --한화갑 대표가 '한 여사가 1천만원 이상을 줬다는 증언이 있다'고 했는데. ▲정말 분노를 느낀다. 부부는 일심동체로 아내가 한 일을 내가 모를 리 없다.내 아내에 대해 인격살인까지 하려는데 말도 안되는 말을 하는 자 스스로 반성하라. --8.8 재보선 전망은. ▲최선을 다했다. 국민의 마음은 이 정권 떠났고 그 마음이 표로 연결될 것이다. --박영관 부장검사가 교체안되면 어떻게 할것이냐. ▲유죄확정을 받은 사람을 8개월간 민간복 입혀 수사관처럼 가장해 병역비리 조사관 노릇을 시켰다. 이번 사건은 그자 입을 통해 나온 고발건으로 사법사건으로 비화된 것이다. 그런 수사관이 한 수사를 공정했다고 믿겠나. 검찰이 진실로 공정수사 마음먹고 철저한 수사를 한다면 왜 내가 가족이든 누구든 협조하지 않겠나. ash@yna.co.kr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