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張裳) 전 총리서리의 국회 인준부결에 강한 유감을 드러낸 여성계에서 '성찰'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준 부결을 성차별의 결과로 볼 수 없으며 오히려 여성계의 한단계 성숙을 위한 소중한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입장들이 그것이다. 진보성향의 대표적 여성단체인 한국여성단체연합 이오경숙 대표는 1일 평화방송시사프로 과의 대담에서 '장 전 서리의 부결이 남성중심의 정치판에 여성이 희생된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는 질문에 "그런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고위공직자 청문회나 국회의원, 대선후보 검증과정에서 똑같은 절차가 이루어진다면 성차별로 볼 필요는 없다"면서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시점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명쾌한 해명이 부족했다"며 부결의 책임이 장 전 서리 본인에게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다음 총리 후보도 여성계에서 나와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여성계의 주요한 목소리는 남녀 불문하고 국정수행 능력이 있고 도덕성이 있는 분이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분 가운데 여성이 있다면 환영한다"고 답했다. 정강자 여성민우회 대표도 전날 인준부결 직후 "장 지명자의 국정수행 능력 등을 믿어 첫 여성총리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렇지 못해 결론적으로 아쉽다"면서도 "결국 국민 설득에 실패한 결과"라고 평했다. 그는 "인사청문회에 앞서 주변에서 너무 흔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그러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혹하게 당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대표와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한 여성계 인사는 지난달 22일 여성계 주요 지도자들이 모여 장 전 서리의 지지모임을 했던 일을 상기시키며 "이번 부결이 향후 여성계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