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외국인 매도공세에 밀리며 710선을 내놓았다.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코스닥지수는 약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4개월 연속 음봉을 형성한 이후 8월의 첫 거래를 맞은 1일 증시는 보합권에서 장중 반등을 시도했다. 수요일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매수세가 실종된 증시는 수급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물이 대량 출회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고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확대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 넘게 하락한 가운에 반도체 현물 가격이 약세를 지속하며 기술주에 부담을 안겼다. 또 소비자신뢰지수, 2/4분기 GDP성장률 등 미국의 경제지표가 잇따라 예상치를 밑돌게 발표되면서 미국의 금융불안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증폭됐다. 아울러 나스닥선물지수가 장중 약세를 지속하고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증시가 동반 하락하면서 매수 손길을 주저케했다. 국내에서는 7월 수출이 21개월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는 호재가 나왔지만 달러/원 환율이 다시 급락한 탓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뉴욕증시의 흐름을 좀 더 지켜보자는 견해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종합지수 700선 지지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는 하지만 모멘텀 부재 현상을 감안할 때 지리한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목요일 발표되는 공급관리기구(ISM) 제조업지수마저 예상보다 악화될 경우 다시 뉴욕발 충격이 발생해 700선을 테스트 할 가능성이 높은만큼 저점 매수 시기를 다소 늦춰도 무방해 보인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이틀째 하락하며 전날보다 10.19포인트, 1.42% 낮은 707.80을 기록했다. 장 초반 720선 안착에 실패한 이후 낙폭을 키웠고 오후 한 때 702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0.20포인트, 0.34% 내린 58.42를 가리켰다. 거래소에서는 최근 낙폭이 컸던 섬유의복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다. 유통, 운수장비, 증권, 보험 등이 큰 폭 떨어졌다. 코스닥에서는 반도체, 정보기기, 통신장비 등이 오르며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 매도에 프로그램 매도가 합세하면서 지수관련 대형주가 힘을 쓰지 못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전력, LG전자, 신한지주, 우리금융 등이 하락했다. 현대차는 7월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2.26% 내렸다. KT는 실적개선을 재료로 0.80% 올랐다. 코스닥에서는 휴맥스가 7% 이상 급반등한 것을 비롯, 국민카드, 기업은행, CJ39쇼핑 등이 올랐고 KTF, 강원랜드,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이 하락했다. 외국인 매매에 따라 시장 낙폭이 결정됐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762억원을 처분한 반면 코스닥에서는 9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기관은 거래소에서 180억원, 코스닥에서 131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개인은 각각 971억원과 37억원 순매수로 지수방어에 주력했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 등으로 프로그램 매도가 급증했다. 프로그램 매도는 1,517억원 출회됐고 매수는 407억원 유입에 그쳤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뉴욕증시가 ‘불안정속의 안정’을 나타낸 가운데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처분하고 국내투자자들의 무기력하게 대응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뉴욕증시의 방향성을 확인한 이후 매매한다는 생각으로 관망할 필요가 있다”며 “추세를 확인한 뒤 매매하는 게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