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상(張 裳) 총리지명자의 인준안 부결로 가뜩이나 신당 창당론으로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날 표결 결과는 가 100표, 부 142표, 기권 1표, 무효 1표로 인준안에 찬성한표가 민주당 재적의원 111명중 투표에 참여한 105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민주당 의원중 최소한 5명 이상이 이탈한 것이며,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자유투표 방침을 밝혀 일부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을 개연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최대 20표 가량 이탈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제기됐다. 일단 민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겉으로는 자유투표를 얘기하면서내부적으로는 당론으로 반대투표를 던진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실제 민주당 의원들중 단 한표도 이탈하지 않았더라도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반대할 경우 인준안 가결이 어렵다는 현실적 제약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가 느슨한 표 단속으로 자당 의원 숫자 만큼의 찬성표도얻어내지 못한 데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당내 갈등이 더욱 확산되는 계기가 될것으로 보인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성호(金成鎬) 정범구(鄭範九) 배기운(裵奇雲) 의원 등이 인준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등 이상기류가 감지됐는데도 `느슨한 권고'에 그친 점과 당 지도부가 한나라당내 기류를 정확히 간파하지 못한 점등이 집중적인 성토 대상이 됐다. 박양수(朴洋洙) 의원은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가 있느냐"며 "대통령에게 죄송할 따름"이라면서 "한나라당의 꼼수에 당했다고 볼 수 있지만 민주당 지도부도 최소한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나 "한나라당도 큰 짐을 얻은 셈이며, 장 지명자의 국적과 병역, 부동산 문제 등을 들어 부결시킨 것인 만큼 대통령이 되려는 이회창 후보도 더 혹독한 비판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이틀동안 호된 청문회를 치르게 하고도인준안을 부결시킨 한나라당은 여성계의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중진의원은 "한화갑 대표가 신당 창당론을 얘기하는 바람에 한나라당의원들을 긴장시켜 반대표를 결집시키는 효과를 가져온 것"이라며 한 대표 책임론을제기, 당내 갈등이 간단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