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23.포항), 신병호(25.전남), 박진섭(25.울산), 박동혁(23.전북)의 공통점은? 올시즌 프로축구 K-리그의 '주연'격인 월드컵 태극전사들을 능가하는 활약을 펼치며 주목받고 있는 이들은 모두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무렵 새천년 한국축구의 선두주자로 꼽혔다가 이후 침체의 터널을 건넜던 '미완의 스타'들이다. 시드니올림픽과 그해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부진하면서 거품이 빠진데 이어 히딩크 대표팀 감독에게 외면당하면서 존재 자체가 희미해져 갔던 이들은 태극전사들의 4강신화가 이끌어낸 K리그의 열풍속에 약속이나 한듯 나란히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현재 3골로 득점랭킹 공동 1위에 자리한 이동국은 최순호 포항감독의 집중적인 조련을 거쳐 마케도니아 출신 코난(3골)과 함께 팀의 초반 선전(25일 현재 3위)을 앞장서 이끌고 있다. 최근 경기에서 이전에 비해 발전한 헤딩력과 볼에 대한 집중력을 보여 준 이동국은 지난 4월까지 대표팀에 남았다가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했던 한을 떨치려는 듯 득점때마다 화려한 골세리모니를 펼치며 '라이언 킹'의 위용을 회복하고 있다. 24일 부산전에서 전남의 4위 도약을 이끈 결승골을 잡아낸 신병호 또한 과거 뛰어난 볼감각과 결정력으로 차세대 스트라이커군에 꼽혔지만 일본에서의 적응실패와 부상 등으로 오랜 방황을 거쳤던 케이스. 올 시즌 아디다스컵에서 울산 현대의 유니폼을 입고 뛰었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다가 전남으로 둥지를 옮긴 신병호는 지난 20일 포항전에서의 선제골을 포함해 현재까지 알토란 같은 2골을 잡아내며 팀의 '킬러고민'을 해소하고 있다. 또한 올림픽팀에서 부동의 오른쪽 윙백으로 활약하며 '좌 영표 우 진섭'이라는 말까지 만들어 냈던 신인 박진섭도 팀의 중앙 미드필더라는 중책을 맡아 활약을 펼치며 주전입지를 굳히고 있다. 24일 부천과의 홈경기에서 부상으로 결장한 김도균 대신 주장완장을 차기도 했던 박진섭은 날카로운 패스워크를 살리는 한편 과거 단점으로 지적받던 몸싸움능력도 상당히 보완, 김정남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한편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주전수비수로 뛰며 포스트 홍명보 시대의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박동혁도 현재까지 팀의 전경기(6경기)에 출장, 무난한 수비력에 2골을 넣는 득점력까지 자랑하며 팀의 선두질주에 한 몫 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 밀레니엄 유망주들의 재도약은 기존 태극전사들간의 치열한 자존심대결 속에 K리그 인기와 한국축구의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