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23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의 전날 햇볕정책 한계론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노 후보가 확대해석됐다고 해명하는 등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오전 여의도 63빌딩에서 있은 정례 조찬회동에서 한 대표는 노 후보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정책에 대해 말하려면 나부터 충분히 공부를 해야 하며외형만 보고 발언해선 안된다"고 노 후보 발언에 불만을 표시했다. 한 대표는 이어 "햇볕정책은 튼튼한 안보를 전제로 북한을 흡수통일 하는 것이아니라 평화.공존을 바탕으로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해 국제사회로 이끌어 내기위한 것인데 왜 쓰면 안된다는 것이냐"며 "공부하고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회동후 고위당직자회의에서도 "한나라당은 햇볕정책을 흠집내기를 하고 우리당 일부도 적극 지지하다가 태도를 바꾼 경우도 있다"며 이인제(李仁濟) 의원 등을 겨냥한뒤 "대북관계에서 햇볕정책 이상의 정책이 어디 있느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회동에서 "(햇볕정책 한계발언은) 여러 얘기중 가지로 나온 한마디인데 그렇게 (신문제목으로) 뽑힐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큰 나무는좋은데 이 가지는 굽었구나'라고 말한 것인데 통째로 해석해선 안된다"고 해명했다. 노 후보는 특히 "이분법외에 얼마든지 있는데도 (내 발언) 하나하나를 탈DJ나친DJ로 분류하는 것은 나에 대한 공격이 될 수 있다"며 "가지를 친다고 나무가 죽어가는 것이 아니며, 나무 목적에 따라 가지를 쳐 다듬어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와 한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이례적으로 이낙연(李洛淵) 대변인과 정동채(鄭東采) 비서실장을 물리치고 약 15분간 단독 밀담을 나눠 눈길을 끌었다. 회동 후 노 후보는 기자들의 질문에 "비밀이다. 좋은 얘기만 나눴다"고 말했으나, 한 대표는 "지나간 것은 빨리 잊어야 한다"고 말해 최근 노 후보의 DJ 차별화행보를 둘러싼 두사람간 조율이 있었음을 추측케 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