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브리티시오픈을 개최하는 뮤어필드골프장이 성차별 논쟁에 휘말렸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뮤어필드는 전통적으로 여성 플레이를 불허하는 '남성 전용 골프장'이기 때문이다. 논쟁의 불씨를 당긴 첫 주자는 리처드 카본 영국 스포츠장관. 카본 장관은 "뮤어필드의 브리티시오픈 개최는 영국 골프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일"이라며 "뮤어필드의 방침은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을 키우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파트리샤 휴이트 통상산업부 장관도 "골프장들의 이같은 운영 방식을 막을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몇몇 골프장에서 여성을 차별하고 있다는 게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앤디 샐먼 여성골프연합 회장도 뮤어필드같은 완벽한 코스가 여성들에게 폐쇄적이라는 사실이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뮤어필드골프장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뮤어필드의 고위 관계자는 "우리와 같은 회원 정책을 갖고 있는 클럽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며 "여성이 우리 클럽의 멤버가 될 수 없는 것은 여성 전용 클럽에 남자 회원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역설했다. 이같은 논란의 와중에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뮤어필드골프장의 회원 정책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뮤어필드의 입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피터 도슨 R&A 사무총장은 "협회는 남녀 모두에게 개방된 클럽이 있는 것처럼 남성 전용 클럽과 여성 전용 클럽도 존재해야 한다는 다양성을 견지한다"며 논쟁을 끝낼 것을 촉구했다. 갑론을박의 대상이 된 뮤어필드골프장은 실제로 남성이라 하더라도 회원 자격을 얻기가 매우 힘든,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골프장 중 하나다. 회원이 아니면 클럽하우스에 들어갈 수 조차 없는데다 회원권 1장을 얻는 데 걸리는 시간이 최소 30년이라고 하니 대중과는 상당히 유리된 셈. 이같은 뮤어필드의 폐쇄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한 여성이 클럽하우스에 들어가려다 지배인의 호령 소리에 놀라 멈춰선 뒤 "미안합니다. 스파이크를 신고 들어가면 안 되나요?"하고 물어봤다. 그러자 엄숙한 표정의 지배인은 이렇게 잘라 말했다. "마담, 스파이크는 들어올 수 있지만 당신은 안 됩니다." (걸레인 AFP=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