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스트라이커 이동국(23)이 올시즌 첫 득점포와 함께 득점왕 등극이라는 당찬 목표를 공개했다. 한일월드컵 최종엔트리에 탈락해 꿈의 무대를 밟지 못했던 이동국은 13일 포항전용구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2002 삼성 파브 K-리그 홈 개막전에서 자신의 정규리그첫 골을 성공시킨 가운데 경기 후 "올 시즌에는 득점왕 한번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 포부가 희망사항에 그칠지 현실로 바뀔지는 지켜봐야 겠지만 이동국이 이날 골로 자신감을 회복한 것은 축구팬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동국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2분 헤딩으로 선제골을 성공시킨 것은 물론 후반35분 최철우와 교체돼 나갈 때까지 `문전에서 어슬렁거리기만 한다'는 예전의 혹평을 무색할만큼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앞선 2경기에서 팀이 1무1패의 부진한 성적을 거두는 동안 이렇다 할 활약을 못했던 이동국은 이날 그간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헤딩으로 골을 뽑아냈다는 점에서 특히 고무적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최순호 포항 감독은 "동국이는 아직 보완할 점이 많지만 헤딩을 많이 연습시킨 것이 이날 효과를 보면서 자신감을 얻게 됐을 것"이라며 기대를감추지 못했을 정도. 불과 2년전만 하더라도 당연히 자기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믿었던 한일월드컵에출전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동국은 심한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충격에 빠져 팀과의 연락도 두절한 채 한동안 휴식을 취한 뒤 5월 중순부터 훈련에 합류한 이동국은 최순호 감독의 집중적인 조련아래 헤딩력을 키우는 한편 순간스피드 향상에 힘을 쏟더니 이날 골로 훈련효과를 증명했다. 또한 이동국으로서는 이 경기에서 프리킥으로 도움 2개를 기록하며 든든한 지원사수로 떠 오른 크로아티아 출신 왼쪽 날개 메도의 존재로 인해 더욱 발걸음이 가볍다. 이동국은 "욕심은 오히려 역효과를 야기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세 경기에한 골 정도 성공시킨다는 차분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포항=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